루키트의 일상
퇴근 후, 열심히 하루를 보낸 보람을 느끼며 골프 연습장으로 향했습니다. 1시간 동안 땀 흘리며 연습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학원 시간이 끝난 아이들로 엘리베이터 앞이 북적였습니다. 아이들은 집에 가는 설렘인지, 아니면 분식을 먹으러 가는 기대감인지, 서로 웃고 떠들며 활기찬 모습을 보였습니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가 도착해 아이들이 타기 시작했지만, 다른 엘리베이터 앞에서 내려가는 버튼을 계속 누르던 한 아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처음에 타지 못해 샘이 난 것인지, 아니면 엘리베이터가 이미 떠났다고 생각한 건지 계속 버튼을 누르고 있었고, 그로 인해 도착한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지 않았습니다. 저는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게 하려는 의도로 "여기 내려가야 하잖아?"라고 말했지만, 그 말을 듣고 엘리베이터 앞의 웃음소리는 멈추고 어색한 침묵이 흘렀습니다.
아이는 많이 놀랐는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지 않고 휴대폰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제가 당시 어떤 모습으로 말을 했는지 돌아보았습니다. 혹시라도 피곤한 표정에 말투가 무섭게 들리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나쁜 의도가 없었음에도 아이가 불편한 마음을 느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안함이 가득해졌습니다.
조정민 작가님의 [사막을 건너는 법]에서 "모든 행동에는 의도가 있지만,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감정은 의도와 다를 수 있다"라는 글귀가 떠올랐습니다. 제 의도는 버튼을 멈추게 하려는 것이었지만, 아이는 검은 옷을 입은 제가 갑작스레 말을 건 것이 무섭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더군요.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제가 어떤 행동을 하든 상대방이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더 친절한 표정과 말투를 유지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어디 사는 누구인지 모를 아이에게 삼촌으로서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합니다. 제가 준 느낌이 불편했을까 걱정되지만, 이런 작은 반성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야겠죠. 제가 어떤 의도로 행동을 하든, 언제나 상대방이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사람들은 당신이 한 말을 잊어버릴 것이고,
당신이 한 행동도 잊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그들에게 준 느낌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 마야 안젤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