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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생활자 Mar 11. 2020

창 밖을 바라보는 풍경

글을 쓰기가 힘겨운 나날이다. 마음이 답답해서, 마음속의 글이 비집고 나올 틈이 없는 요즘이다. 그래도 이 글쓰기가 나의 구원이 되길 바라며, 몇 줄을 적는다. 


일상이 버겁다는 생각이 들면, 어김없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큰 창문이 있고, 그 창문 아래 내가 있다. 나는 의자에 앉아 그 창을 바라보고 있다. 창문의 풍경은 그때 그때 다르지만, 사람이 없다는 건 항상 같다. 어디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듯 자연이기도 하고, 도시이기도 했다. 


왜 나는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그 장면을 바라본지는 오래되었는데, 왜 내가 그런 모습을 떠올리는지 궁금해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나는 어떠한 풍경을 떠올린 것이 아닌, '나'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거기서 뭘 하고 있는 걸까. 나는 왜 거기에 있는 걸까. 


그리고 중요한 것은 '아무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아무도 없는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는 나의 모습. 나는 결국은 혼자가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결국 나를 챙기려면, 나는 혼자여야만 하는 것은 아닐까. 그곳에 가야만, 나 스스로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건 아닐까. 


다음에 만약 그 장면 속에 다시 한번 들어가게 된다면, 나는 내 옆에 가만히 앉아서 함께 창밖을 바라보고 싶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많이 따뜻해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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