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쓰레기 처리법 변천사

by thinking cloud

원룸촌이나 일반 단독주택단지 거주 시 불편한 사항 중에 쓰레기 처리 문제가 있다. 아파트에서는 단지의 쓰레기장에 두면 누군가 뒷정리를 해주지만, 원룸촌은 그렇지 않다. 구별해서 버렸어도 어떤 날은 길고양이가 뜯었는지 지나가던 차가 밟았는지 종량제 봉투의 옆구리가 터져서 내용물이 흩어져 있다. 분명 묶어서 내놓았을 스티로폼이 골목 끝까지 날아가 있는 장면을 보기도 한다.

재활용 쓰레기 망은 또 어떤가. 희망동만 그런 건지 소원시만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여기는 재활용 쓰레기를 행정복지센터에서 무료로 주는 초록색 망에 넣어서 내놓는다. 밤에 내놨다가 다음날 퇴근하고 와서 보면 빈 망이 남아있다, 그 망에는 빌라 이름과 방 호수가 적혀있다. 대개는 자기 방 것만 잘 찾아가지만 간혹 남의 쓰레기 망을 갖고 가거나, 그 새 남의 쓰레기 망에 일회용 커피 컵을 넣어놓는 인간들이 있어 내 머리에 열을 가한다.

지금 사는 르네상스에서도 내 망을 누가 훔쳐간 바람에 행정복지센터까지 가서 받아온 적이 있었다. 나는 한 번인데 르네상스의 다른 호실은 여러 번 당했는지 벽보까지 붙였다.


<106호 재활용 망 가져가신 분. 벌써 세번째 입니다. 제 자리에 돌려 놓아 주세요. 양심적으로 행동합시다.>


그러면 안 되지만 나는 없이 사는 동네 탓을 했다. 쯧쯧, 공짜라면 다 갖고 가는 거냐고. 같은 일로 또 망 받으러 가기가 싫어서 수를 내다가 나도 쓰레기 내놓는 곳에 벽보를 붙였다.


<쓰레기 망 가져가지 마세요. 더 이상 없어지면 CCTV 조회하겠습니다.>


의외로 이 방법이 먹혔는지 일 년 반 넘게 망 한 개로 잘 쓰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일반 쓰레기는 그간 버리는 방식이나 봉투까지 그대로인데 재활용 쓰레기 내놓는 방법은 원룸촌에서 사는 8년간 두 번 바뀌었다. 처음에는 그냥 빈 비닐봉지에 넣어서 내놨다. 버리는 입장에서는 편했지만, 가끔 뭐가 들어있을지 모를 검고 큰 봉지를 보면 내가 수거하는 입장이라도 거르고 싶을 것 같았다.


그다음에는 빌라마다 출입문 근처에 통을 한 개씩 두고, 그 안에 그 재활용 쓰레기를 넣도록 바뀌었다. 이 방법은 버리기는 쉬웠지만 통이 자주 넘치고, 그냥 오다가다 아무 쓰레기나 던져 넣는 행인이 많아서 폐지된 모양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뀐 방법이 지금의 쓰레기 망이다. 문제가 없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셋 중에서는 이 방법이 낫다는 생각이다. 요즘 환경오염,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를 경고하는 메시지가 많은 만큼 효율적인 쓰레기 처리법에 대해 관련 부처도 고심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니 재활용 쓰레기 처리 방법이 이렇게 저렇게 바뀌는 거겠지.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나부터도 음식 포장용기나 생수 페트 등 재활용 쓰레기를 많이 만든다. 고민의 책임을 느끼며 어김없이 일주일에 한 번, 재활용 망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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