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브랜드의 야심 찬 도전
지난 10월 홍콩의 타이쿤(Tai Kwun Central of Hong Kong)에서 열리는 HERMĒS 이벤트를 다녀왔다. 이벤트 이름은 ‘HERMĒS FIT’로 패션 브랜드가 제공하는 색다른 이벤트였다. HERMĒS 하면 떠올리는 것은 럭셔리 브랜드 중 Top-notch, 한 땀 한 땀 손으로 제작한 스카프, 고가의 제품 라인, 그리고 물건을 구매하기 어려운 곳 등이 떠오른다. 나 역시 유리창 너머로 그들의 스카프를 사랑했고 최근에는 아프리카 아트 브랜드 Ardmore와의 협업을 굉장히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 문턱은 높아서,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얼마나 걸릴지 모를 줄을 서야 했고 오랜 인고 끝에 들어가는데 성공하더라도 내가 원하는 제품을 만날 가능성은 그날의 행운에 달린 곳이기도 했다. 이벤트가 열린다는 소식에 재빨리 참가 등록을 마친 노력 끝에 그곳을 다녀올 수 있었다. 다른 이벤트와 좀 특이한 부분이 많아 그곳에서 느낀 부분을 독자들과 공유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향후의 HERMĒS 흐름을 예상해보는 것 또한 유익한 기회가 될 것 같다.
우선, 브로셔부터 살펴보자. 요가와 실크 스카프의 만남, 벨트를 이용한 스트레치 운동, 팔찌와 복싱. 100% 이해는 되지는 않지만, 뭔가 브랜드 상품과 운동을 연계하려는 부분을 예측할 수 있다. 그리고 실내 스튜디오와 야외 공간에서 이뤄진다고 하니, 스케일은 제법 클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으로 눈에 띈 점은 드레스 코드다. 스포츠 복장으로 오라고 하니, 뭔가 참여하는 것이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흥미로웠다. 자, 이제 그 경험 속으로 들어가 보자.
*관련내용1: HERMĒS FIT official website, https://www.hermes.com/hk/en/story/304222-hermes-fit-HK/
*관련내용2: ardmore design offical website, https://www.ardmore-design.com
고객과 광장에서 만난 HERMĒS
이벤트가 열린 Tai Kwun은 이전에 경찰서로 사용되던 곳으로 리노베이션을 통해 전시 및 이벤트 공간으로 바뀐 곳이다. 시민들에게 개방된 후, 다양한 전시를 바탕으로 많은 이들이 이 곳을 찾고 있다. 난 이전에 Gucci와 Louis Vitton의 행사를 보기 위해 이 곳을 방문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 HERMĒS 전시는 앞선 두 브랜드와 달리 야외 광장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특이했다. 광장을 사용하는가 안하는가가 뭔 차이라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난 큰 차이라고 주저없이 말할 수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 광장을 사용한다는 점은 홍보 효과와 마케팅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HERMĒS 가 가진 상류층 브랜드를 좀더 대중화 시킬 수 있는 기회기도 했다. 물론 사전에 등록을 한 사람들에 한해서만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는 효과는 분명 커 보였다.
브랜드의 컬러 아이덴더티, 선택이 아닌 필수
브랜드 중에는 특유의 컬러를 아이덴더티로 갖고 있는 곳이 많다. 초록색의 스타벅스, 파란색의 삼성, 그리고 빨간색의 코카콜라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들 브랜드는 그들의 컬러 아이덴터티를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브랜드가 하나의 상징적 컬러를 갖게 된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에게 친숙함이 높아져 있는 상태라는 것이며 이를 이용한다면 브랜드의 인지성을 더욱 쉽게 확장할 수 있다. 서론이 좀 길었다. 이제 옥외공간에서 실내공간으로 들어가 보자. 입구로 들어가는 곳 그리고 컨시어지 데스크, 곳곳이 화려한 오렌지 색이다. 또한 모든 직원들이 오렌지 색상의 의류를 입고 있으며, 공간 및 시설들 또한 오렌지 색상을 바탕으로 디자인 되어 있다. 이쯤 되면, 눈에 피로감이 느껴져야 할 텐데 아직 그렇지 않음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체험형 이벤트, 브랜드 상품 연계는 필수
실내 공간으로 들어서면, 중앙에 복싱 스테이지를 중심으로 각 코너 및 면 바깥쪽으로 운동 프로그램을 우리를 반긴다. 그리고 각 프로그램은 브랜드 상품과 연계되어 운동을 즐기는 사이 그 상품에 눈이 자연스럽게 돌아간다. 이 이벤트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브랜드 상품은 없는 듯하여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있는 상품을 운동 프로그램과 잘 연계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미 이벤트를 유치하기 전부터 고급스런 상품 라인들이 있었으니, 오히려 운동을 그들의 상품에 역으로 끼워넣은 것 같은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널리 널리 흩어져라, 소셜 플랫홈과 함께
이제, 가운데 복싱 스테이지를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각 프로그램을 경험하면 된다. 매 프로그램을 향할 때면, 어느 덧 오렌지 의류를 입은 스텝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너무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어준다. 너무 많은 사진들을 찍어봐서 일까, 이미 어디를 배경으로 어떤 포즈를 취해야 사진이 잘 나오는 지를 스탭들은 잘 알고 있다. 사진을 찍고 나서 다음 프로그램으로 이동하며 자연스럽게 instagram에 접속해 story를 남긴다. 그리고 그 story는 세계 곳곳을 향해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정말 열에 아홉은 명품을 배경으로 instagram용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나도 그들중 하나였다.
잠재적 젊은 고객님, 어서오세요
마지막으로 인상적이었던 점은 음악이었다. DJ station에서 그리고 중간중간에 고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행사가 진행될 때면, 어김없이 빠른 템포의 음악이 실내공간을 채운다. 빠른 템포의 음악은 이번 행사가 현재 당장의 구매력을 갖춘 높은 연령대보다 잠재적 구매력을 갖춘 젊은 세대를 겨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잠시 아래에 첨부된 동영상을 보며 작가가 느낀 점에 공감하는지 부탁을 드리고 싶다.
이상으로 ‘HERMĒS FIT’ 행사를 다녀온 후 느낀 점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현재 많은 브랜드가 건강과 접목된 상품들을 출시하며 미래의 시장에 준비하는 듯하다. 그리고 이번 행사는 다른 패션 브랜드에도 영향을 끼쳐 그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조심히 예측해 본다. 이 예측이 맞길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