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하게 미소 지을 수 있는 뉴스가 넘쳐났으면
<재벌집 막내아들>의 윤현우(송중기)는 진도준이라는 존재로 또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형이 가요 프로그램에 푹 빠져있을 때도 어린 도준(김강훈)은 뉴스에 집착하며 그 시대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있었다. 그 시절 나도 진도준이 아닌 진도준의 형처럼 가요 프로그램은 물론 만화나 영화에 더 관심을 보이긴 했다. 뉴스는 그저 재미없고 진지하며 무거운 콘텐츠였을 뿐이었다. 하루하루 나이를 먹으며 방송 뉴스에서 읊어주는 뉴스와 종이신문이나 뉴스 웹사이트에서 써주는 그대로 흡수하고 수용하고 소비하기에 이르렀다.
지금의 아이들은 어떠할까? 사실 아이들이 소비하는 콘텐츠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더구나 TV 뿐 아니라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까지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디바이스도 다양하다. 여기에 담긴 앱이나 웹서비스도 아이들을 위한 학습용이거나 게임이거나 유튜브와 같은 콘텐츠 플랫폼일 것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재미있는 설문조사를 한 것이 있어 잠깐 읽어봤다. <어린이와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리포트인데 초등학생들의 뉴스 콘텐츠 이용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였다. 생각해 보면 MZ세대부터 기성세대에 이르기까지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뉴스 이용 습관이나 행태에 대한 보고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뉴스의 댓글 영역이나 커뮤니티에서 보이는 뉴스 콘텐츠에 대한 반응도 사실 무시할 순 없다. 단순히 뉴스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전문가도 있을 테지만) 비전문가라 할지라도 충분히 필요한 의견들을 주고받기도 한다. 물론 악플이나 단순한 농담 따먹기 수준은 예외로 한다. 과거 Daum의 아고라처럼 난상토론 하는 사이트가 유지되었다면 어땠을지. 아고라라는 Daum의 서비스는 이미 사라졌고 이와 비슷하면서 다른 커뮤니티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도 했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들어와서. 요즘 초등학생들이 뉴스를 가장 많이 접한다고 하는 매체는 TV라고 한단다. 사실 이건 좀 뻔한 이야기다. 어린 시절 나도 엄마나 아빠가 TV 뚫어질 듯 보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시던 그 시간 속에 나도 직간접적 뉴스 소비자였다. 부모님이 뉴스를 소비하는 행태에 아이들도 함께 접하는 수준일 것. TV로 뉴스를 소비하는 가장 큰 비중에 이어 유튜브와 SNS, 포털을 통한 뉴스 소비 비중이 뒤를 잇기도 했다. 심지어 종이신문을 본다는 아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과연 이들은 뉴스에 관심이 있을까? 뉴스에 관심이 없다는 비중이 가장 크긴 했다.
뉴스를 본다면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 의외로 믿을만하다고 답한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현대인은 뉴스에 관심이 많다고 볼 수 있을까? 나와 이미 한 몸으로 움직이는 스마트폰 이외에도 수많은 디바이스를 접하고 있고 TV나 대형 전광판에 지면신문들까지 보기 싫어도 보이는 경우들이 있다. 관심은 없지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뉴스들이 난립하고 있다. 또한 '국민의 알 권리'보다 '국민의 클릭'을 요구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진 시대다. 때문에 아이들도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교육을 받기도 한단다. 디지털 세대이자 미디어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니 이러한 미디어 교육도 필수적인 것 같다. 보고서에도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미디어 교육을 받기도 하는데 미디어 교육에 대한 기회 역시 그만큼 많아진다고(혹은 많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미디어에는 뉴스를 포함하여 수많은 콘텐츠와 플랫폼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 아이들이 접하는 것도 뉴스라는 콘텐츠를 넘어 독서, 영어, 논술 등 학습용부터 제페토, 틱톡, 로블록스, 유튜브 등 유형을 막론하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정에서 미디어 이용 규칙을 두는데 유해한 콘텐츠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게임 같은 경우는 이용 시간을 정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단다. 이러한 규칙이 반드시 필요할 만큼 그 수위를 넘나드는 콘텐츠들이 다수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중에서 뉴스 콘텐츠도 때론 유해할 만큼 자극적일 때도 있다. 기레기라는 말이 생겨난 지도 오래고 가짜뉴스 역시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며 보수와 진보 등 소모적인 언쟁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가 아니던가. 어른들 싸움이라며 단순히 아이들의 눈을 가리는 것으로 끝나진 않을 것이다. 미디어 교육이라고 해도 이러한 것들을 가르쳐주기는 할까? 교육이 필요하고 규칙을 정해야 할 정도라고 하니 교육이 없어도, 규칙이 없어도 '국민의 알 권리'를 제대로 충족시켜 주기 위한 뉴스가 생산되기를 바란다. 더불어 사건, 사고 소식보다 훈훈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많아지는 세상이 되었으면.
리포트를 위한 설문은 전국 15개 초등학교의 24개 학급, 전체 560여 명을 대상으로 했다고 한다.
※ 아래 사이트를 참고했습니다. 거의 19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입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어린이와 미디어 리터러시> by 이원섭, 조재희, 최지선(2022.11.30), kpf.or.kr(한국언론진흥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