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의 새로운 전기차 '0' 시리즈!
매년 열리는 CES는 전 세계 빅테크 기업과 글로벌 제조사, 스타트업까지 총망라하는 느낌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대 가전 및 IT 박람회'라는 말이 딱 걸맞은 스케일이다. 인공지능 쓰나미 사이에서도 굉장히 독특한 것들이 눈에 보이기도 했다.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내놓은 LG나 AI 컴패니언 로봇 '볼리'를 내세운 삼성, 미국의 스타트업 래빗의 독립형 인공지능 디바이스 '래빗 R1' 등 재미있는 것들이 꽤 있는 것 같다. 여기에는 모빌리티도 존재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UAM 관련 독립 법인 '슈퍼널'이 공개한 차세대 수직이착륙기도 화제였다는데 그 뒤로는 혼다의 새로운 전기차 '0' 시리즈가 있었다. 이번에 공개한 0 시리즈에는 살룬(Saloon) 그리고 스페이스 허브(Space-Hub) 등 두 가지의 콘셉트카 모델인데 단순히 1도 아니고 2도 아닌 제로(0)라는 시리즈 네이밍을 했단다. 이는 '출발점'이라는 개념으로 전혀 새로운 전기차를 만들어내겠다는 도전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느지막이 출사표를 던진 혼다의 전기차는 지금의 전기차 경쟁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보는 사람마다 다를 테지만 모든 자동차 디자인에는 호불호가 있는 것 같다. 내가 A 모델이 마냥 좋다고 해도 누군가는 'A는 못 생겼어. B가 최고지', 또 다른 누군가는 '보는 눈이 뭐 그래? C가 제일 낫구먼'이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실제로 친구나 지인들끼리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 굳이 남겨본다. 이번 혼다의 살룬은 차체도 매우 낮은 편이고 은근 스포티함을 뽐내는 중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사각의 메인 라이트가 마치 람보르기니 쿤타치를 (살짝) 닮은 느낌이다. 어떤 미디어에서는 대놓고 '람보르기니와 꼭 닮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혼다 측에서는 외부나 내부 전반 모두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할 것이라고 했단다. 다만 혼다의 '0' 시리즈가 상용화가 될 경우 언급했던 소재를 쓸지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은 부분이니 참고하길 바란다.
살룬과 함께 등장한 스페이스 허브의 경우는 스타리아 같은 승합차를 떠올리게 만든다. 해외 미디어에서는 'Weird fish Bowl'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어항에 무엇을 담아내든, 또 어항 같이 생겼다고 해도 혼다 측에서는' 그저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고 무엇보다 가족 친화적인 차량'이라고 했다. 또한 지나치게 무거운 전기 자동차를 보다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개선하려는 의지도 밝혔다. 당연하지만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스케일이 크면 클수록 1회 완충 시 주행거리도 길어지는데 그만큼 차량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혼다는 '0' 시리즈에 해당하는 전기차 라인업을 2026년부터 북미에 출시할 것이라고 했는데 얼마나 가벼운 소재를 쓰게 될지, 또 얼마나 최적화된 배터리를 사용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사실 이게 가장 관건이기도 하다.
테슬라가 사이버트럭을 공개할 때만 해도 '스티어링 바이 와이어(Steer-by-Wire)' 기술을 언급하기도 했다. 스포츠카의 핸들링과 스포츠 세단에서 이룰 수 있는 회전 반경 등 자동차의 핸들인 스티어링 휠과 앞바퀴 사이에 기계적 연결 자체를 순수 전자식으로 연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테슬라와 렉서스가 채택한 몇 되지 않는 기술인데 혼다가 이를 채택했다고 한다. 혼다는 독자적 로보틱스 기술 개발을 통해 스티어링 바이 와이어 기술을 축적해 왔고 자세 제어는 물론 모션 관리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하여 주행환경에서 있을 수 있는 상황에 운전자 의지에 따른 제어가 가능하도록 했단다.
언급했듯, 혼다의 전기차 전환은 사실 조금 늦은 감이 있다. 후발주자로서 이제 막 새로운 콘셉트카를 내놓았을 뿐이다. 2026년 북미 출시에 이어 2030년까지 30종이나 되는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플랜을 세우기도 했단다. 사실상 '0' 시리즈는 그야말로 출발도 하지 못한 혼다의 의지이자 도전인데 이미 다양한 자동차 브랜드가 수많은 전기자동차를 내놓은 EV 시장에서 감히 손꼽히는 경쟁력이 있을지 두고 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