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에 커피 한 잔

버릇이 되버린 습관

by Lounge And

공복에 커피 한 잔


사람마다 아침을 여는 방식이 있다.

누군가는 미지근한 물 한 컵,

누군가는 스트레칭,

누군가는 핸드폰으로 주식 앱을 켜며 하루를 시작한다.


나는 커피다.

그것도 공복에.

의사들이 입을 모아 말리는 바로 그 방식.

몸에는 안 좋다고 하지만 마음에는 꼭 필요하다.


습관은 어느새 의식이 되고,

의식은 매일의 신성한 루틴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자동으로 주방으로 향한다.

물 먼저 끓이고,

에스프레소 머신 버튼을 누르고,

잔을 따뜻하게 데운다.

이 모든 행위는 거의 무의식이다.


치약을 짜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럽다.

마침내 첫 모금을 머금는 순간.

위장이 깜짝 놀라는 게 느껴진다.

“어라, 아직 아무것도 안 들어왔는데요?”

하지만 그건 상관없다.

커피가 위장을 깨우는 건 둘째 문제고,

나는 지금 정신을 깨우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은 묻는다.

“공복에 커피 마시면 속 쓰리지 않아?”

속이 쓰릴 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괜찮다.

그보다도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하루가 안 굴러간다.

속보다 삶이 더 무겁게 느껴지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출근길에 들고 나오는 커피는

마치 방패처럼 느껴진다.

오늘 하루 회사라는 전장에 던져질 나에게

임시방편으로라도 쥐여진 무기랄까.

한 손에 커피가 들려 있으면,

어느 회의실 문도 더 당당하게 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동안 디카페인으로 바꿔보기도 했다.

공복이라도 부담이 덜하지 않을까 싶어서.

하지만 이상하게 마음까지 무기력해졌다.

내가 원하는 건 맛이나 향이 아니라,

그 한 잔이 주는 '시작의 느낌'이었다.

그래서 다시 돌아왔다.


쓸쓸한 위장과 함께.

가끔은 생각한다.

이걸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까.

이 루틴이 언젠가 나를 망칠지도 모르지만,

당분간은 못 놓을 것 같다.

꼭 해롭다고만 하기엔,

이 커피 한 잔이 주는 안정감이 너무 크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커피가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공복에 커피가 필요한 사람이다.


그 작은 불균형 속에서 오늘 하루도

어설프지만 묵묵히 흘러간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작은 불균형쯤은,

살면서 하나쯤 있어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그러니까 공복 커피는

나쁜 습관이 아니라

삶의 균형을 잡아주는

버릇이다.

어디까지나 나한테는.


lounge&.jpg


#공복커피, #아침루틴, #브런치에세이, #커피에진심, #도시인의아침, #커피중독, #에세이글쓰기, #브런치작가, #브런치스토리, #감성글쓰기, #하루의시작, #일상기록, #감성에세이, #모닝커피, #작가의습관, #루틴의힘, #도시생활, #아침기록, #자기만의방식, #커피생각, #커피스타그램, #공감글귀, #작은버릇, #오늘도커피, #에세이스타그램, #아침을여는습관, #작은사치, #도시감성, #브런치추천, #마음기록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식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