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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Jun 24. 2016

murmur

 소소롭지만 따듯했던 너의 말이 나는 그리운 것이다. 어제처럼 오늘도 함께였던 어느 날 오후, 카페 테라스에 마주보고 앉아 반짝이는 햇빛을 온 몸으로 맞으며 지금을 즐기던 순간, 너는 덤덤히 물어왔다. 너는 뭘 좋아해?


 그 말에 나는 응시하던 밖에서 고개를 돌려 너와 눈을 마주쳤고, 너는 그런 나를 보며 살짝 웃어보였다. 좋아 하는 거- 작게 웅얼거리는 내 목소리를 들으며 너는 앞에 놓인 커피를 들어 한모금 마셨고, 나는 그런 너를 보며 대답했다. 이런 거.


 궁금하다는 얼굴로 묻는 너에게 나는 지금을 좋아한다고 얘길하니 너는 그제야 이해가 됐다는 듯 입꼬리를 감추지 못한 채 웃었다.


 너를 만나며 많은 걸 배웠고, 많은 걸 느꼈던 나는 따듯했던 그 때를 잊지 못한 채 오늘도 살아간다. 아침에 일어나 졸린 눈으로 일어났다고 문자를 보내면 잘잤냐고 묻던 너는 곧장 다른 메세지를 보내왔다. 급한듯 도착한 메세지는 내게 으름장을 놓는 듯 했다. 커피 안돼- 하고.


 평소 커피를 너무도 좋아하는 내가 아침에 눈을 뜨면서도 마시는 걸 너무도 잘 알고있는 너였기에 그 메세지는 나를 더 몽글거리게 했다. 눈 뜬 순간부터 사랑을 받았다는 간지러움에.


 그럼 나는 당연히 네게 안먹겠다고 대답하면서도 가끔은 몰래 커피를 마시곤 했다. 도저히 내 정신으론 눈을 뜰 수가 없는 아침이면 나는 이렇게 거짓말을 빌려 우리 사이에 잔잔함을 부르곤 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너와 함께였던 그 긴시간들은 쉽게 나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내가 그 손을 놓지 못한 탓이겠지.


 오늘도 출근을 준비하며 따듯한 커피 한잔을 마셨다. 듣고있던 라디오에서 오늘도 아침 저녁 일교차가 크겠습니다- 라는 말을 들음과 동시에 나는 핸드폰을 들어 네가 있는 파리의 날씨를 검색했다.


 그 곳에는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떠 있었다. 세차게 내리는 비가 아니면 그냥 맞고 마는 네가 떠올랐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하루종일 내리는 그 비가 세찬 비가 아니기를 바라는 것 밖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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