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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Jun 20. 2016

coffee

 답답한 마음과는 다르게 쉽게 행동 할 수 없는 마음에 한숨이 푹푹 절로 새어나왔다. 가만 누워 기다림을 기다리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고, 눈을 떠보니 내가 잠에 들었었단 걸 알게되는 바보같은 일을 겪곤 했다.

 그러면서도 정신은 차려보겠다고, 멍한 마음을 고쳐보겠다고 침대에서 일어나 포트에 물을 올려 팔팔 끓기만을 기다렸다. 그 사이 믹스커피 두 봉을 뜯어 머그컵에 붓고선 막 끓은 물을 부어 휘휘 저었다.

 너를 만날때면 늘 있던 일이였다. 맛있는 커피를 주문해 카페에서 기다리는 일. 누구를 만나도 약속시간에서 두시간 일찍 집을 나서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곤 했는데, 그 행동 또한 너를 만나며부터 즐거워진 일이였으니까.

 방금 전 까지만해도 따듯했던 커피가 금세 식어있었다. 당장 내게 우선이였던 커피를 잊은 채 네 생각에 머물다보니 자연스레 일어 난 일이였다.

 그럼에도 식은 커피를 버리기 싫어 한모금 마시던 차, 입 안으로 따듯함이 아닌 미지근함이 번져 흘렀다. 그리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너와 내 사이도 이런 흐름 속에서 자연스레 이별을 맞이한건 아닐까 싶은 조금은 씁쓸한 생각이.


 당장엔 따듯했던 커피가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식어갔듯이, 당장엔 따듯했던 우리도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변해갔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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