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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Sep 07. 2016

한결같다

 은연중에, 나도 모르게, 변함없는 마음을 너에게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 또한 너에게 한결같지 못하면서, 내 시선에 익숙하지 못한 너를 볼 때면 심장이 쿵- 하고 내려 앉음을 느끼며 나는 어리석게도 자꾸 네가 미워졌다.


 네가 나에게 웃음이 되고, 울음이 되고, 짜증이 되듯이, 나 또한 너에게 그런 영향을 주는 사람인걸 알면서도 나는 내게 익숙치 못한 너를 볼 때마다 서운하고 서러웠다. 처음엔 안 그랬는데- 전엔 안 그랬는데- 하는 말로 너의 모든 새로움을 덮어가며.


 남녀사이에서 누가 더 잘해야하고, 누가 덜 못해도 된다는 건 정해져 있지 않은데. 그저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로 만나 사랑을 하는 것 인데 예전 같지 않은 너를 두고, 나를 두고, 그렇게 변해버린 우리를 두고 나는 한 순간 슬픔을 느껴도 되는건지-


 그러면서도 쉼없이 밀려드는 서운함을 받아들이기 싫어 나눈 눈물을 꾹 참으며 몸에 힘을 주고 서 있었다. 다정했던 우리에서 소원해진 우리로 변한 지금을 받아들이기 싫어서.


 마주 보고 앉아 얘기를 할 때면 항상 내게 가까웠던 너였는데 어느샌가부터 너는 멀어져있었다. 데이트를 할 때에도 너는 만나는 순간부터 항상 내 손을 잡아끌었는데, 이제는 그 손에서도 전과 달리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참지 못한 눈물을 쏟아낼때도 너는 눈물을 닦아주기 급급했는데 이제는 울음진 내 얼굴을 보면서도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우리를 변했다고 하기엔, 시간은 우리에게 잘못한 것이 없었다. 이 모든 이유를 알면서도 그저 누구를 탓할 이유가 필요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정확히 알고 있었다. 너와 내가, 우리가 변한 이유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감추고 싶어, 모른 척 하고 싶어 애꿏은 시간만을 탓하고 있는 내가 나는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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