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워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나와는 달리, 네 시선은 항상 내게 닿아있었다. 그렇게까지 집중 안해도 되는데- 라는 작은 내 말에 너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게까지 집중 안하고 있는데- 하며.
어쩌면 네게는 당연할, 그럼에도 내게는 익숙치 못한 너의 배려들은 곧잘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약속 장소에서 만남과 동시에 내 손 부터 잡는 행동과, 너는 걷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걷는 걸 좋아하는 날 위해 " 날도 좋은데 우리 좀 걷자! " 하고 마음을 먼저 나누어 주는 일.
어쩌다 맛있는 카페를 가게되면 나를 위해 기억해 두는 일, 또 어쩌다 좋은 노래를 들으면 나를 위해 기억해 두는 것과, 어쩌다 주변에서 재밌는 영화를 듣게 된 날이면 나를 위해 기억해 두는 모든 세세함까지.
나는 자칫 거만해 질 수도 있을만큼 네 하루엔 내가 수 없이도 묻어있었다. 언제나 너는 내게 올곧았고 굳건했다. 가끔은 생각 할 수 없는 먼 미래까지도 너는 쉽게 끌어오곤 했으니까.
너는 알까. 내게 묻는 너의 행동들로 인해 나는 이렇게도 벅참을 느낀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