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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Oct 23. 2016

for the love of U

#.6

 온 세상이 봄이 왔음을 알리던 어느 날, 한적한 카페로 들어선 당신과 나는 창가에 앉아 여느때처럼 제 할일 중 이였다. 끝내야 할 일을 끝내지 못한 채, 데이트에까지 들고 나온 게 미안해 바삐 움직이던 나를 보며 너는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한동안은 조용히, 그리고 유심히 게임에 집중하던 당신은 이내 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이기지 못한 채 잠이 들었다. 일정한 숨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려오고, 나는 그 소리에 시선을 옮겼다. 가지런한 눈썹, 오똑한 콧날, 그렇게 나는 깊게 잠이 든 당신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다 문득 내 옆에 있는 당신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내게는 사소하지만 당신에게는 사소하지 않을 말도 안되는 내 투정을 받아주는것도, 우스갯스러운 내 말 하나하나에 귀 기울여 들어주는 당신이, 내 모든 행동을 조용히 지켜봐주는 당신이 문득 고마웠다.



 하늘에서 벚꽃이 떨어지던 4월 어느 날, 부끄러운지 잔뜩 웃음을 묻힌 얼굴로 나랑 만나자! 라고 말하던 당신의 앞으로 벚꽃잎이 눈처럼 떨어지고 있다. 봄에서 다시 또 봄으로, 어느덧 우리의 두번째 봄 날이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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