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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쥬한량 Nov 23. 2020

운동 도장깨기 하는 녀자-폴댄스

(4) 폴댄스

드디어 폴댄스네요.

네에, 사실 앞의 3가지는 가장 최근에 해봤던 운동들이었다면, 폴댄스(사실 전 폴 피트니스라고 부르는 걸 선호합니다만 대중들과 인식의 궤는 맞춰야 하니까요. 크흑)는 제가 꽤나 좋아하는 운동이에요.


언제나 그렇듯 폴댄스에 대한 정의 및 소개부터 짚고 넘어가려고 하였는데,

제가 활용하던 두산백과에는 내용이 없...;; (일해라!!)

그래서 위키백과로 연결드려요.


그런데 네이버 검색 결과에서는 이렇게... =_=

아니.. 스트립쇼가 왜 아래에 함께 나오는 것이요...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는 일명 '봉춤'이라고 부르며 안 좋은 인식이 있었던 게 사실인 것 같아요.

할리우드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남성들끼리만'가는 '여성들만 있는' 곳으로 폴댄스를 추는 무희가 있는 술집이 자주 등장하죠.

영화 <허슬러> 속 폴댄스... 음...


그래서 저도 사실 폴댄스에 대한 어떤 편견이 있었던 게 사실이에요.

그러다 그런 인식이 깨진 게 바로 이나영 씨가 등장한 유니클로의 청바지 광고!


이 시절의 TV를 보시던 분들이라면, 분명히 기억할 만할 광고일 겁니다.


바로 이것!


유니클로 청바지의 편안함과 자유자재로 스트레칭이 가능한 기능성을 표현하려던 이 광고는

아마 저를 포함한 꽤 많은 여성들을 폴댄스라는 스포츠에 입문시켰지 싶어요.


아래는 촬영장을 찍은 스튜디오 사진인 것 같은데,

첫 번째 장면은 하단 바닥을 날려서 위의 광고 컷을 만들어 낸 것 같죠?



폴댄스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실 마찰력 없는 저런 청바지 재질로 봉에 매달리는 건 쉽지 않습니다.

지금 봐도 이나영 씨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당연히 광고를 위해 급조된 모습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평소에 폴댄스를 통해 유연성과 힘을 기르는 연습을 즐겨했다고 하는데요, 그게 광고 콘셉트와 잘 맞아떨어져 성공한 케이스죠.


이때가 벌써 2013년.

그리고 5년 후, 우리나라의 정은지 선수가 한국인 최초 세계 폴댄스 대회 챔피언의 자리에까지 오릅니다.


얼마 전엔 <미스터 트롯>에서 태권도 선수 출신 나태주 선수의 팀이 폴댄스를 함께 선보여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죠?

(안 봄...)


사실, 폴댄스의 멋있는 동작들(뭐, 개인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은 대부분 근력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남자들이 했을 때 더 멋있는 게 사실이에요.


제가 예뻐하는 할리우드의 배우 잭 에프론도 이런 샷들을 남겼죠.



저는 저 장면들이 비슷한 시기에 찍힌 건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위쪽 사진이 한참 전이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아래 <그레이험 노튼 쇼>에서 보여주는 자세가 훨씬 안정적입니다.


게다가 위의 사진과는 달리 상반신을 옷으로 칭칭 감았기 때문에 오로지 팔과 코어 근육으로 지탱해야 하는 상황인데 저렇게 완벽하게 가로 본능을 보여주다니... 너무나 멋집니다.


(톰 크루즈와 함께 출연했는데 우리의 톰 오빠도 입 쩍 벌어지심)



하지만 조금 두려워


하지만 입문을 해보시려는 분들의 경우, 여러모로 생각이 많으시죠?


난 유연하지 않은데...
난 팔힘이 약한데...
난 뚱뚱해서...


여러분,

(단언컨데) 아.무.상.관. 없습니다.


저 유연하지 않아요.

(TMI: 초등학교 때 특활로 무용부 3년을 했었는데, 군무 안무를 저 때문에 바꿨습니다. 유연성 부족으로 다리가 안 올라가서...;)


저 그렇게 힘이 세... 이건 그 당시엔 힘이 좀 셌던 게 맞네요. 패스...;


제가 이나영 씨나, 아래 주부생활의 모델 분처럼 날씬하진 못한데요,

오히려 살집이나 근육이 좀 있는 게 폴에 매달리기는 훨씬 쉬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수업을 받을 때도 상당히 풍채가 있으신 분들이 오히려 부드럽게 잘하시더라고요.







단연코, 성취감 최고의 운동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제가 꽤 많은 운동을 시도해봤어요. (그러니 이 연재의 제목이 도장깨기...)

그런데 정말 폴댄스만큼 성취감이 크고 빨랐던 운동이 없었습니다.


처음 폴댄스를 시작했던 시기가, 제가 굉장히 애정 하던 직장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어요.

위에 새로 들어온 상사분이 개꼰대에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인간인데다(사실,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일도 이상하게 처리하는 바람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거든요.


그래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 폴댄스를 하러 와서 땀을 빼면서 안되던 동작을 성공하고 나면 어찌나 개운한지, 그 힘으로 그때를 버텨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폴 댄스는 조금의 두려움만 접어두면 실력이 확확 느는 재미가 있어요.

아무래도 공중에 매달리는 방식이라, 특히 여성분들은 겁이 나서 동작 자체를 하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몸이 폴에 밀착되어 있다면 웬만해서 마찰로 걸리고 팔다리에 걸려서 큰 부상을 입는 경우는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분명히 어제는 안됐던 동작이, 조금만 익숙해지면 다음날 문제없이 되는 신기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특히 힘으로 하는 동작들은 더 그래요.

유연성은 기르는데 시간이 좀 걸리니까 당장 안될 수 있지만,

힘이 있어도 겁이 나서 못했던 동작들은 조금만 마음을 열면 해낼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폴 댄스를 한 지 3개월쯤 되었을 때의 사진일 거예요.

제가 보라색 셔츠고 머리가 밝은 분은... 사실 저 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말을 튼 분인데 (ㅋ)


저분이 다음날인가 해외로 이직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여러 명이 페어로 하는 동작을 꼭 한번 해보고 싶으시다며, 저에게 같이 해달라고 제안하셔서 급하게 시도해본 동작들이에요.


두 사람 이상이 하는 동작들은 서로의 영역을 지키면서 안정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나름 숙련된 사람들이 하는 게 좋은데,

저는 힘으로 어찌어찌 버텨냈던 거 같아요.


오른쪽의 '슈퍼맨' 동작은 사실 허벅지 살이 많으면 가능한 동작이라,

전 처음부터 잘했습니다. (자랑)

저 날은 자꾸 밑으로 미끄러져서 힘들었지만,,

최근에 페이스북 피드에서 뜬 그 시절의 증거;;


그러다 사정이 생겨서 폴댄스를 그만두게 되었어요.

몸이 좀 아팠습니다. (아직도 여전히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운동을 하지 못하고, 병원에서도 웬만하면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해서 그냥 쉬었죠.


하지만 폴댄스를 향한 열망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제가 선수를 할 건 아니지만, 그때 느꼈던 성취감이나 재미를 쉽게 포기하기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벌써) 재작년에 아는 동생이 폴댄스 시작했다길래 일일 체험 신청해서 다시 한번 도전해보았어요.

아래 사진은 그때 선생님이 찍어주신 것.


사실 2가지 모두 근력이 필요한 동작들은 아니에요.

첫 번째 동작도 유연성이 좋았다면 허리 부분이 훨씬 부드럽게 더 꺾였을 텐데...


다시 시도해보니까, 몸이 예전 같지 않아서 더 힘들더라고요.

정말 아쉽습니다. 흑흑.

다시 그 성취감을 좀 느껴보고 싶은데 말입니다.


그래서 몸에 아픈 곳이 없는 분들은 꼭 한번 도전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지금은 하는 분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불과 5-6년 전만 해도 주변에 하는 사람이 저 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4-5명 정도 되네요)

재밌고 즐거운 운동만큼 좋은 운동이 어디 있겠어요?


제 몫까지 재미있게 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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