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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쥬한량 Nov 16. 2020

운동 도장깨기 하는 녀자-서핑

(3) 서핑

아무리 도장깨기라도, 자꾸 한 번만 체험한 걸 올리려다 보니 조금의 꺼려짐과 망설임이 있긴 합니다만...

뭐, 이 콘텐츠는 그런 식으로 적기로 처음부터 생각한 거니까, 그냥 이대로 진행해보겠습니다. ㅎ


일단 서핑에 대한 기본 지식, 짚고 넘어갑니다~



서핑 [ surfing]


해안으로 밀려드는 파도를 이용하여 판자(board)를 타고 파도 속을 빠져나가면서 묘기를 부리는 스포츠 활동


서핑의 역사는 선사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타히티의 폴리네시아인 조상들이 시작하여 하와이로 전달되었으며, 하와이에서 전통적인 놀이로 이어져 왔으므로, 하와이를 서핑의 발상지로 본다.


서핑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세기부터이다. 1920년대에 하와이 출신의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파오아 듀크 카하나모쿠(Paoa Duke Kahanamoku)가 와이키키에서 처음으로 서핑 클럽을 열었다. 이런 까닭에 카하나모쿠를 근대 서핑의 창시자로 보기도 한다. 1956년에는 오스트레일리아 토케이 해안에서 제1회 국제서핑카니발이 열려 영국을 비롯한 미국·스리랑카·남아프리카공화국·뉴질랜드 등이 참가해서 성황을 이루었다. 1960년대 초부터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1974년 국제서핑협회가 창설되었다. 오늘날 바다가 있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서핑이 활성화되고 있다.


서핑은 고도의 수영능력과 평형감각을 요구하는 격렬한 스포츠이기 때문에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하여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에 입문하는 것이 좋다. 서핑 방식은 나무나 폴리우레탄폼제로 만든 서프보드(surf board) 위에 타고 양손으로 균형을 잡으며 파도를 타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프보드는 일반적으로 길이 1.5∼2.7m, 너비 50∼60㎝, 두께 7∼10㎝이다. 이밖에 약 1.3m의 짧은 보드에 엎드리거나 정좌하여 타는 벨리보드(belly board) 서핑, 니보드(knee board) 서핑, 보드를 쓰지 않고 손바닥을 사용하여 몸으로 타는 보디서핑이 있다.


주요 기술은 해안에서 판자 위에 엎드려 팔로 저어나가든지 판자 위에 앉아 노를 저어 파도가 일어나는 바다로 200∼400m 나간 다음, 밀려드는 파도를 골라타고 몸에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파도와 파도 사이를 뚫고 나오는 정확한 타이밍이 중요하다. 파도의 아래 부분에서 돌아서 파도의 꼭대기로 올라갔다가 다시 무너지는 파도를 타고 내려오는 롤러코스터 등의 기술이 있다.


보드에 돛을 달고 바람을 이용하여 달리는 윈드서핑이나 길이 3m의 보드를 타고 카누와 같은 노(paddle)로 젓는 서핑스키는 서핑과 별도의 종목으로 구별된다. 한국에는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소개되어 1995년 제주도 중문해수욕장에서 첫 서핑 클럽이 탄생한 뒤로 여러 동호회가 결성되었고, 동호인의 숫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출처: 두산백과     


+ 1991년 영화 <폭풍 속으로>에서 서핑을 즐기는 주인공(패트릭 스웨이지, 키아누 리브스)들의 모습으로 아마 처음 이 스포츠를 알게 된 것 같기도 해요.

영화 <폭풍 속으로>의 한 장면



사실 처음 서핑을 체험한 건, 대학생 때 친구들과 에버랜드의 캐러비안 베이를 놀러 가서였어요.

거기에 인공 서핑풀이 있어서 간단히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시설이 있었거든요.


지금도 있나 보네요! (안 가본 지 십만 년...)

출처: NEWSIS


저곳에서 서핑을 처음 체험한 게, 어쩌면 저에게 근거 없는 자신감을 심어준 게 되었을 거예요.

처음 서프보드에 몸을 올리고 물살을 받으면, 중심을 못 잡아서 바로 고꾸라지기 일수인 앞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제 차례를 기다렸었는데, 웬걸, 두려움을 안고 서프보드에 몸을 엎드린 채 물살 위로 올라갔는데... 제가 너무 반듯하게 잘 버티는 겁니다. 


=_=


보통 바로 넘어져서 다음 사람이 들어오는 방식으로 턴이 돌고 있었는데,

엎드려있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제가 물살 위에서 버텨버린 거예요.

물을 타고 놀 수 있는 능력은 안 되는 지라, 그냥 엎드려 있는데, 더 이상 버티면 안 되겠다 싶어서 괜히 일어나 보려고 무릎을 굽혀서 중심 잃고 흘러나왔죠.


헐, 나 서핑 천재인가 봐.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서핑을 탈 수 있다는 곳은 별로 들어보지 못했어요.

(그걸 즐길 여력이나 여유도 없었고...)


그 후 15년쯤 지나니까, 서핑 붐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꼭 나의 재능을 다시금 시험해보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그 기회는 빨리 오지 않았어요.


그러다 드디어 작년 겨울, 베트남 나트랑에서 한 동안 지내게 되면서 정식으로 도전해볼 기회가 생겼더랬습니다.


검색을 통해 찾은 서핑 클럽은 크게 2개로 좁혀졌는데, 한 곳은 글로벌 체인 같은 곳이었고, 나머지 한 곳은 현지 청년이 소규모로 직접 운영하던 곳으로, 후자는 얼마 전 다녀갔던 한국분이 극찬을 해놓은 블로그 포스팅이 있어서 그곳에 예약을 했더랬죠.


그런데 제 생각보다 조금 많은 인원(7명. 저는 5명 정도 받을 줄 알았거든요. 선생님이 1명이라...)이 모였고, 모두 한국 여성들이었어요. (제 생각엔 모두 그 블로그 글 보고 예약한 듯...)


준비운동으로 바닷가도 좀 뛰고, 기본자세 배우고, 모래 위에서 연습도 조금 하면서... 이때 이미 깨달았습니다.

저의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ㅜ_ㅜ

(하긴, 그때가 벌써 20년 전인 걸요...)


모래는 좋았다. 바이다이비치.


래시가드 빌려 입었다는 블로거 분의 글을 봐서 혹시 몰라 상의만 챙겨갔는데(살 타는 거 너무 싫어해요. 원체 잘 까매져서.), 빌려주지 않더라고요.


가뜩이나 제가 무릎이 뛰어나온 체형이라, 결국 서프보드에 엎드리는 자세와 일어나는 자세는 저에게 당연한 부상을 야기했습니다. 보드 끌고 바닷가로 나가다가 파도에 밀린 보드에 찍히면 바로 피멍 들고... (이 몸 어쩔...)


결국 나중에 보니 하반신 몸뚱이는 이 지경.


이전에 베트남에서 서핑 체험하고 온 동생 말을 들어보니, 선생님(들)이 보드 위에 태워서 파도 있는 곳까지 데려갔다가 파도 오면 밀어주고, 그래서 일어서는 것까지 단번에 할 수 있었다고 들었는데... 

이곳은 그렇게 진행하지 않더라고요.

(물론 저게 정식 방식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엎드린 채 패들링 해서 파도 너머까지 가야 하는 거죠? - 사실 이건 해보고 싶었는데 안 가르쳐줘서 해보지도 못했어요)


혼자 연습하는 건 위험하다고 7명이 순번대로 돌아가면서 해야 한다고 해서 결국 3시간 동안 파도를 탄 건 10번 미만. 

근데 더하라고 해도 못하겠더라고요. 보드 끌고 바깥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노동이라 힘이 다 빠진 상태에서, 파도를 타면서 몸까지 일으켜 세우려니 어찌나 나의 하체가 무거운지...;;


아, 게다가, 나이가 들면서 몸의 중심이 변해서(제가 왼쪽 신장 하나가 비정상적으로 크대요...) 가만히 엎드린 채 중심 잡는 것 마저도 너무 힘들어져 버렸더라고요.


그렇게 깨달았습니다.

서핑 또한 저의 운동이 아닌 것을. 

(ㅋㅋㅋ)



에필로그


사실 저 서프 클럽에서의 경험이 그다지 기분 좋지 않았기 때문에(강습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가격 대비 만족도가 떨어졌고, 픽업 당시 늦게 와서 기다리게 하고, 중간에 다른 사람 픽업한다고 기다리게 하고, 영상 찍어주는 대가로 10달러 올려 받은 건데 나중에 받은 영상이 너무 의미 없는 것인 등..)


(이거 영상 아닙니다. 눌러보지 마세요; - 네이버 블로그에 동영상 올렸다가 비공개 하고 삭제하는 바람에 원본 영상이 없어서 캡춰로 올려요.)

10달러 더 받고 저 장면 하나 13초짜리 찍어줌 -_-


다른 한국인들이 저곳에 큰 기대를 가지고 예약하는 건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트립어드바이저와 블로그에 리뷰를 썼더랬습니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한글로 썼는데;;), 저기 운영자가 왓츠앱으로 연락을 해온 거예요.

처음엔 꽤나 상기된 문체로 변명과 화를 내더니, 잠시 후에는 좀 사그라 들어서 부분 환불해줄 테니 글 내려달라고 회유를.


제가 처음부터 글을 쓴 목적은 돈 문제라기보다는, 다른 분들이 저 같은 경험을 피하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서, '내가 조금 말은 순화해주겠지만, 글 내리는 건 아닌 거 같다. 연락하지 마라.' 정도로 얘기하고 왓츠앱을 지웠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에 다시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해오더라고요. =_=

(아, 정말 전화번호만 알면 연락할 수 있는 이 시스템 너무 싫어요)



혼자 어렵게 운영하는 소규모 업자라면서, 제가 생명줄이라도 틀어쥔 마냥 읍소를 하는데... 결국 트립어드바이저는 지워주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블로그 글은 유지하되 한번 더 순화하려고 수정하다 보니, 내가 뭐라고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젊은 청년을 힘들게 하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블로그 리뷰는 비공개 처리를 하고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어요.



그 와중에 저 'Respect' 너무 웃겨서 캡처 했었어요.

(그래도 가격 내리겠단 소리는 절대 안 함...)


지금은 정말 잘하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ㅎ


-

+ 같이 서핑 체험했던 20년 지기 친구가 이 사건을 듣고 한 마디 했어요.

 넌 항상 말은 냉정하게 하면서, 모질지를 못해.


 정곡을 찔렸습니다. -_-;  

 모질지 못할 거면 말도 따뜻하게 하면 얼마나 좋습니까...

 (물론 최근엔 좀 착해져서? 1-2년 사이에 저를 알게 되신 분들은 ‘냉정’이런 거 못 느끼셨... 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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