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드래곤보트
첫 번째 운동이야기는 뭐로 해야 하나 고민했었습니다.
제가 접한 순서대로 할까, 좋아하는 순서대로 할까, 대중에게 인기가 있는 걸로 할까... 그러다 가장 쓰기 편한 순서대로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어차피 즐겁자고 쓰는 글인데 숙제처럼 되면 피곤할 것 같아서요.
그래서 처음으로 소개해드릴 저의 운동은, 바로 드래곤보트(용선, 龍船)입니다!
20여 명의 패들러가 고수의 북소리에 맞추어 한 동작으로 노를 저어 수면 위를 질주하는 수상 레저 스포츠.
현재 유럽과 미국, 아시아에서 해마다 국제 규모의 대회가 열린다. 용주(龍舟) 또는 용선(龍船)이라고도 한다.
드래곤보트의 유래는 기원전 중국에서 물에 투신해 죽은 시인 굴원(屈原)을 구하려던 노력을 기념하는 행사가 변형된 것이다. 현재 세계 여러 곳에서 드래곤보트 축제를 개최하는데, 홍콩에서는 용선제라고 불리는 드래곤보트 축제가 가장 인기 있는 행사 가운데 하나이다. 또 뉴질랜드의 웰링턴 지역에서도 다양한 연중행사 중 가장 인기 있는 행사이다.
보통 한 배에 20∼23명이 탈 수 있으며 노잡이, 키잡이, 북잡이, 징잡이로 구성된다. 배의 방향은 키잡이가 조절하고 페이스 조절은 노잡이가 하며, 북잡이는 북을 두드려 흥을 돋운다. 경기방식은 남, 여, 남녀혼성 3가지가 있으며 스피드를 겨루는 경기이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네이버 지식백과] 드래곤보트 [dragon boats] (두산백과)
출처: 두산백과
저는 어릴 때부터 묘하게 노젓기를 좋아했는데, 유원지에 놀러 가면 노를 잡는 사람이 저인 경우가 많았죠.
그래서 처음엔 조정을 해보고 싶기도 했지만, 그건 어쩐지 너무 전문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고, 우연히 해외에서 본 용선경기가 인상적이어서 그 뒤부턴 드래곤보트에 더 관심을 가졌던 거 같아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양팔을 균등하게 사용하는 조정을 더 재미있어 하긴 합니다. 이것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해보기로!)
그때 봤던 장면에서는 배 맨 앞에 달린 용머리에서 화약 같은 걸 피워서 색색깔의 연기도 나서 더 흥미로웠는데, 사실 그건 잘 안 하는 형태인가 봐요. 동호회 친구들에게 물어봤는데 아무도 그런 건 못 봤다고 하더군요;
제가 활동하는 동호회는 아레즈라는 팀이에요.
https://cafe.naver.com/aresdragons
꽤 오래 활동했고 국가대표로 해외 대회에도 참가한 경력이 있는 팀입니다.
그래도 크게 부담 없이 회원 가입할 수 있었어요. 전 나이나 체력 때문에 처음에 가입할 때 꽤 걱정을 했었는데, 네, 뭐, 가끔 체력 탓을 하며 쉬엄쉬엄하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가입해서 사실 1년도 채 안된 상황이에요. 원래는 2년 전쯤 페이스북 지인을 통해서 드래곤보트 팀을 모집한다는 다른 분의 공고를 보고 지원을 했었는데, 그때 연락처 기입란이 없었던 터라 나중에 연락처를 수급하는 과정에서 제가 누락되었고, 그 소식을 2년이 지나서야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나중에서야 그분께 물었더니, 자신의 팀은 더 이상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서 아레즈를 소개해주었습니다.
원래 훈련은 한강에서 주로 했었는데, 코로나 여파로 올해는 한 번도 한강을 열지 않아서 다른 방식으로 훈련을 했어요.
용산가족공원에 훈련 머신(아래 사진)을 두고 주말마다 시간 맞춰 모여서 2시간 남짓 간단한 몸풀기와 훈련을 합니다. 그리고 여름엔 한 달에 한번 정도 춘천으로 가서 직접 배를 탔어요. 그곳엔 드래곤보트는 없어서 킹카누를 타고 연습을 했습니다.
보통 전국대회가 연간 몇 차례 열린다는데(이런 대회 있는 줄도 모르셨죠?!),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거의 취소가 되었어요. 그러다 10월 말에 부여에서 1회로 열리는 대회는 진행된다고 해서 저희도 팀을 짜서 나갔습니다.
기왕이면 상금 타는 확률을 높이고자, 다른 지역의 동호회(부산 벤터스)와 킹카누 국가대표 선수까지 포함된 팀으로 2팀을 꾸렸어요. 에이스팀과 언더독팀(저는 여기...ㅋ)으로 구성해서 대회까지 참가하는 경험도 했네요!
부여 대회는 북잡이와 키잡이까지 해서 12명으로 참가하도록 되어 있었고, 저는 그동안 패들러로 연습을 했었지만, 막상 대회에서는 난생처음으로 북을 쳤습니다.
사실 원래부터 저는 북잡이를 하고 싶었어요. (힘들게 노젓기 싫었...) 그래서 가입 당시부터 북잡이 하겠다고 연습시켜 달라고 했는데 안 시켜주다가, 결국 대회에서 갑작스레 소원성취(?)를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북잡이는 앞에서 선수들의 면밀히 관찰하면서 여러 모로 가이딩을 해줘야 하는데, 저는 소리 지르는 걸 싫어하는 편이라(소리 질러도 멀리까지 음파가 도달하지 않고 옆으로 퍼지는 목소리 -_-) 그냥 입 닫고 북만 쳤답니다.
에이스 팀은 당연히 결승 진출, 언더독 팀도 생각보다 잘해서(?) 준결승 진출할 수 있었어요. (네에 그러나 거기서 끝...)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에이스 팀은 2등!
그런데 나중에 영상을 봤더니 나머지 팀들이 거의 대부분 부정출발을 한 거예요!
부랴부랴 경기 종료 후 클레임을 했지만, 조금 어이없게도 출발선에 비디오 판독기가 없는 웃픈 상황...
어쩔 수 없이 그대로 경기를 끝내야 했습니다. (그래도 2등! 멋지다!)
부여 대회를 끝으로, 일단 올해의 공식적인 정기 훈련과 대회는 종료되었습니다.
겨울 시즌에는 단합대회 차원에서 실내 스포츠를 체험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모임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송년 파티도 하겠죠? ㅎㅎ
내년에는 코로나가 좀 소강되어서 더 많은 대회 경험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땐 더 멋진 북잡이로 제가 거듭나길, 응원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