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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 Mar 10. 2022

2화 - 묘해, 너와。

J: 혹시 펜 다 쓰셨어요?


A: 아, 네! 그렇지 않아도 돌려드려야 되는데 가신 거 같아서 걱정했는데... (펜을 건네며) 여기 있어요 - 잘 썼습니다. 감사해요!


J: 네. (펜을 다시 안주머니에 넣고 자리를 떠난다.)


A: (약간 황당하다는 듯) '뭐야, 차갑다더니 진짜 그러네. 약간 싸가지없는 거 같기도 한데? 얼굴만 잘생기면 뭐해, 사람이 친절해야지!'


-비록 A와 J의 만남은 짧았고, 첫인상도 그리 좋은 기억으로 남진 않았지만, A는 J가 계속 생각이 났다. 분명히 그 사람이 진짜 나쁜 사람은 아닌 거 같은 느낌이 들었고, 묘한 매력을 느꼈다. 점점 그 사람에 대해 더 잘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커지게 되었다.-




씬 [1-2]: 2015년 5월 어느 날, 한 저녁 초대 모임 장소.


(그로부터 약 2주 후, A와 S는 지인분 'M'의 저녁 초대 장소에서 또다시 만나게 되었다.)


S: 또보네 A~ 


A: 네, 그러게요! 요즘 일은 어떠세요?


S: 봄 시즌이라 그런지 되게 바빠. 졸업식도 있고, 어버이날도 있고 해서 정신이 없네. 가게는 잘 돼서 다행이지만.


A: 오, 그래도 잘 됐네요~ 한가한 것보다는 바쁜 게 마음은 편하잖아요? ㅎㅎ


S: 그렇지~ A는 뭐하고 지내?


A: 저도 얼마 전에 졸업해서, 이제 슬슬 직장 알아보는 중이에요... 취준생 시작이죠 뭐.


S: 바쁘겠네~ 


A: 그나저나, 지난번에 오신 동생분은 몇 살이세요? 느낌에 저랑 비슷할 것 같았는데.


S: (웃으며) 왜, 관심 있어?


A: (당황하며) 아니요! 그냥 제 또래를 만나면 왠지 모르게 반갑더라고요. 워낙 저도 동갑내기 친구가 없어서...


S: 그렇구나. 내 동생 24살이야, 나랑 3살 차이. 


A: 아~ 그럼 저보다는 2살 많으시군요.


S: 그러게, A랑 동갑은 아니고 오빠네? 


(M이 걸어온다) 


M: 얼른 와서 밥 먹자, 이제 다 됐어.


(식사에 초대된 사람들과 저녁을 먹으며 한참 동안 이런저런 대화가 오고 간다.)


S: 와, 정말 배부르다. 잘 먹었습니다 누나~


M: 그래, 오랜만에 다 같이 모이니까 좋다. 누나가 아기 낳고 너무 소홀했지?


S: 당연히 그러실 만도 하죠.


M: 그나저나 지난번 모임 때 너 동생도 왔더라?


(옆에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있던 A는, J가 언급되는 순간 두 사람의 대화에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S: 네, 제가 같이 가자고 꼬드겨서 데리고 갔었죠. 하도 집에만 있길래 보는 제가 다 답답해서... 누나한테 인사하던가요? 걔가 워낙 숫기가 없어서.


M: 아니, 내 눈을 쳐다봤는데도 먼저 인사 안 하길래 내가 먼저 해버렸어. 누나는 또 그런 건 못 참잖아.


S: (크게 웃으며) 역시, 누나다우시네요. J가 창피해했겠어요.


M: 처음에는 인사도 안 하길래 싹수없다고 생각했는데, 또 대화 좀 나누다 보니까 착한 거 같던데? 워낙 쑥스러워해서 길게는 이야기 안 했어.


S: 걔가 나쁜 애는 아닌데, 마음 열기가 엄청 힘들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처음에는 많이 오해하더라고요.


M: 그럴 거 같더라. 너랑은 완전 다른 거 같아. 


S: 그렇죠, 뭐. 어릴 때는 정말 많이 싸웠어요. 지금도 좀 그렇긴 하지만요 ㅋㅋ


M: 동생은 뭐해? 


S: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해요.


M: 오, 상상이 안 가는데? 본인은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처럼 생겼는데, 환자들은 어떻게 돌봐주려나?


S: 그래도 직업정신이 엄청나서, 병원에서는 되게 좋아하더라고요. 지난번에는 무슨 상도 받은 거 같던데.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좋아하겠죠 - 워낙 세심하고 책임감 있게 일해주니까. 


M: 그렇구나. 신기하네. 간호사라는 직업이 감정 소모가 엄청 크다던데, 동생 성격에는 잘 안 맞겠다.


S: 그렇지 않아도 요즘 다른 거 배워보려고 이것저것 알아보는 거 같더라고요.


M: 그렇겠지. 


(이 모든 대화를 듣고 있던 A는, 점점 더 J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아졌다.)


A: '간호사? 남자 간호사로 일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왜 그런 직업을 선택했을까? 이미지로만 봐서는 금융이나 변호 쪽에서 일할 거 같은데, 의외네? 아무리 생각해도 독특한 사람이야... 너무 궁금해!'


(A는 부끄러움을 뒤로한 채, S를 통해 J를 더 알아보기로 결심하였다.)




(그날 밤)


S: (카톡) 이 밤에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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