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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사 Oct 27. 2024

갈등이 갖는 가치

갈등과 변화, 그리고 이해와 성장

최근, 독서 모임에서 ‘여러분이 생각하는 위대함은 머스크와 툰베리 중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요?’라는 질문으로 각자 본인이 생각한 위대함에 가까운 사람에 손을 드는 시간이 있었다. 이때, 의견이 강하게 갈라졌는데 그때 아주 도파민이 싹 돌았다. 의견이 팽팽하게 갈릴 때,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을 때는 비슷한 의견인 줄 알았던 사람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갈라지고, 같은 생각을 하는 줄 알았던 서로에게서 다른 점을 발견할 때 나는 도파민이 샘솟곤 한다. 변태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런 갈등의 순간들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짜릿하다. 


각자가 왜 일론 머스크가 더 위대한지, 왜 그레타 툰베리를 더 위대하다고 생각하는지 이야기하면서 몇몇은 중간에 자신의 생각을 바꾸기도 한다. 그 지점이 너무 좋다. 의견이 꼭 바뀌지 않더라도,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도 있구나만 확인해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나의 생각이 바뀌고, 다른 사람의 생각이 바뀌는 지점. 그리고 그런 갈등이 있다고 서로의 다름 때문에 서로를 오해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서로 다른 생각을 주저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점도 좋은 것 같다.


아마도 내가 갈등을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갈등 그 자체를 좋아한다기보다 갈등을 통해 변화하는 지점을 좋아한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겠다. 콘텐츠로 사람들의 삶에 위로와 의미를 전하고 싶어서 드라마 기획 PD일을 하고 있다.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누군가의 마음을 울리는 인생 드라마를 만드는 게 꿈이다. 드라마는 갈등이다. 드라마를 만드는 과정도 갈등이고, 토론도 갈등이며, 인생도 갈등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를 만들 때 갈등을 다루고 해결하는 과정이 그렇듯이, 토론에서도 갈등이 없다면 아무런 변화도 발전도 없다.


그래서 나는 모임 사람들과 충분히 친해졌는데도 어쩌면 계속 독서모임에서 만나고 싶다고 생각한다. 책을 매개로 이야기를 나눌 때, 콘텐츠를 매개로 이야기를 나눌 때, 더 다양한 이야기와 갈등을 통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더 깊이 친해질 수 있는 것 같다.


독서모임을 통해 나는 갈등 속에서 성장하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나의 세계를 넓혀가고 있다. 갈등과 변화, 그리고 이해와 성장. 이것이 내가 독서 모임을 계속하는 이유이다. 


-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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