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존재를 꿈꾸다
첫눈이 내렸다.
펑펑.
퇴근길, 지하철을 탈 때만 해도 눈은 오지 않았다.
그런데 양주역 도착하니, 눈이 쏟아지고 있었다.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길가엔 소복이 눈이 쌓였다.
첫눈이 오니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첫눈으로 글을 쓰겠지 싶다.
그러니, 특별하게 못 쓸 바엔 넘어갈까,
다른 주제로 글을 쓸까 망설였다.
그래도 첫눈을 그냥 지나치는 건 예의가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고 첫눈에 대해 쓰기로 했다.
'첫눈'
두 번째 눈, 세 번째 눈, 열 번째 눈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첫눈 만은 특별한 이름을 가진다.
첫눈이 내릴 때 가장 먼저 드는 감정은 '반가움'이다.
기다림 끝에 만나게 되는 친구처럼 설레고 즐겁다.
물론, 금세 어떻게 이동하나, 추워지면 어쩌나 걱정으로 바뀌긴 하지만,
눈이 내리는 그 순간만큼은 어린아이 순간으로 돌아간다.
나는 첫눈이 좋다.
왜일까.
눈은 똑같은 공간을 순식간에 새롭게 바꿔주는 마법 가루다.
익숙한 풍경을 낯설게 만들며 가슴을 설레게 한다.
평소에는 무심히 지나치던 나무도 눈이 내려 소복이 쌓이는 순간, 운치 있는 풍경으로 변한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의외성을 부여하는 첫눈.
그 덕분에 마음이 설레고 행복했다.
비단, 이런 설렘을 선물하는 존재가 첫눈뿐이겠는가.
광명 사는 친구가 연구 프로젝트 작업을 위해 도봉구에 방문했다. 나는 이 기회를 붙잡아 친구와 점심 약속을 잡았다. 한 시간 보상 휴가를 내고, 친구가 작업하는 장소 근처로 친구를 만나러 갔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마음이 들떴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설레는 일이다. 우리는 함께 점심을 먹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나누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서로를 응원했다.
첫눈처럼 설레는 존재, 시간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동료들과 늘 점심을 함께하지만, 가끔은 다른 사람과 밥을 먹는 시간도 필요하다. 이런 의외의 순간들이 주는 기쁨도 있으니까. 그런 순간을 나에게 종종 선물하면 좋겠다.
어제 만난 친구가 나에게 설렘을 주는 존재였듯이
나도 아주 작은 설렘과 기쁨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기를 꿈꾼다.
첫눈을 닮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