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핑
나는 애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애새끼 싫어엉 아동혐오! 는 아니고 그냥 어린이 특유의 의식이 흐르는 대로 펼쳐지는 무맥락 대화가 어렵다. 이 작은 사람들에게 뭐라고 대꾸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나긋나긋 다정하게 말해주고 싶은데 그런 내 모습을 상상만 해도 느끼해서 패주고 싶음.
ㅇㅇ이가 그랬어요? <--- 느끼하다
그런 생각을 했구나 <---- 느끼하다
어릴 적에는 여동생과 별로 안 친했다. 근데 그녀가 결혼을 하고 애를 낳더니, 혹은 우리가 나이가 들어(;) 호르몬의 영향을 받은건지, 유약한 나를 배려해서인지 서로를 침범하지 않으면서 좀 친절한 텐션을 유지하고 있다. 가끔 우리집에 자기가 낳은 작은 인간들도 데리고 온다. 어려서 정확하지 않은 발음이지만 볼 때 마다 말이 늘고 있다. 아직 유튜브와 존나의 악령이 들기 전이라 이 작은 인간들은 할 줄 아는 욕이 없다. 예쁜 말만 한다. 예쁜 말만 하고 어딘가 아주 조금은 나랑 닮은 작은 인간들이 좋다.
완전하지 않지만 너희들도 내 삶을 지켜 주긴 해. 뚝딱이 포도 이모랑 놀아 줘서 고맙다. 천천히 크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