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산후 다이어트를 성공하면서 알게 된 게 또 있다.
다섯번째 알아차림.
나는 내 몸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것.
"머리를 쓰는 일이 몸을 쓰는 일보다 귀하다."
"뜻이 있어야 행동이 뒤따른다."
"외모에 신경 쓰는 것보다 정신수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당연하게 몸과 정신을 분리했으며, 정신이 더 우월하다고 생각했다.
몸을 돌보고 가꾸는 방법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몸이 건강해지니 정신이나 기분이 달라졌다.
짜증이 줄어들었고, 우울감이나 불안함이 많이 줄었다.
물론, 일기를 쓴 것도 영향이 있겠지만.
일기를 쓰니 그 변화를 알아차리기가 더 쉬웠다.
돈까스나 면요리를 먹거나, 디저트를 먹은 뒤에는 쳐지는 경우가 있었다.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을 기록하다 보면 힌트가 보였다.
부정적 정서의 맥락을 알아차리는 것은 자기수용에 도움이 된다.
"왜 또, 이런 부정적 생각을 하는거지?"라면서 내 탓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차피 짜증, 분노, 불안은 머리로 해결할 수 없다.
내 탓을 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감정이라는 것만 알아차리면 된다.
맥락을 이해하면 내 건강을 해치는 행동을 피하게 된다.
혹은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를 받았다던지 하는 이유로?) 단게 땡겨서 먹더라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아... 그동안 내 몸의 중요성을 너무 모르고 살았구나 싶었다.
애꿎은 감정탓, 정신력 탓, 의지 탓 하지 말고 좋은 음식을 먹고 운동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되었다.
다이어트는 몸무게 문제가 아니었다.
내 대사가 건강해지는 문제였고, 내 의지를, 감정을, 친절을, 실행력을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였다.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라고 하지 않던가.
친절은 체력에서 나온다고도 하고.
나의 신체 에너지가 충분하니 가족들에게도, 환자들에게도 친절해질 수 있었다.
스트레스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해결하는 능력도 향상되었다.
안좋은 음식을 먹지 않았고,
내면소통을 통해 편도체를 안정화하는 연습을 하고, 하루에 10분이라도 운동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나는 원래, 요리라고는 관심도 없고 할 줄도 몰랐다.
어느새 퇴근하고 요리를 해서 가족들을 먹이기 시작했다.
밀키트도 아니고, 재료를 엄선해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먹는게, 그 무엇보다 너무 중요하다는 걸 알았으니까.
이런 내 경험은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남편이 짜증을 낸다면? 아, 오늘 몸이 안좋구나. 내 탓이 아니지, 라고 넘기게 되니까.
잠을 못자서 그러나? 내가 오늘 좀 더 신경써줘야겠네. 라고 넘긴다.
만약 이유를 모른다면, 내가 뭘 잘못했나? 하고 또 눈치보기가 시작되었을텐데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만나온 답없던 수많은 환자들은?
혹시 먹는걸로 고칠 수 있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