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납의 王
누군가에겐 최고였고,
누군가에겐 도무지 비할 데도 없는
두 분이 만나 사랑을 이루시고
그 사랑의 결과물로 낳은 아가
그 아가는 두 분의 결실이라
주인의식 가져도 이상할 것 없는데
오히려 주인 된 건 아가이니
갖은 대접 호의호식 누려보네
더할 나위 없는 사랑
채울 곳 없이 받았는데
그때는 차마 몰랐었네
나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실 때
그 고생…… 전부 망각하신 그 정성
그리고 그 사랑받은 아이
이젠 자라 장성하였으나
키도 제법, 무게도 얼추
사람 구실 할 뿐 아니라
이제는 군데군데
흰 머리칼 나는 상황인데
그럼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효도에 ‘ㅎ’ 자도
못 꺼낸 존재 여기 있으니
그 자, 바로 나니라
내 숨결, 아무리 힘들어도
내 위치, 아무리 절망되어도
부모 가슴에 못 박은 아들내미
감히 그분들 앞에 소리 낼 수 있을까?
그것이야 말로 엄살이요
어리광이자 사치 아닐까?
이제껏 키워주신 최고의 분들께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전하는 것이 다인 나이지만
그마저 용납해주시는 부모님
우리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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