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변한 건 없는데
늘 동일한 세상
아침이 되면 생기 있어지고
저물면 한없이 고요해지는 것도
때 되면 밥솥 추 흔들리는 소리에 맞춰
끼니를 챙기는 것도
귀가 심심해 지면
간들어지는 음악 틀어놓는 것도
또그닥 또그닥 요란한 소리 내며
키보드로 낙서하는 것도
모조리 다 같은데
너 떠나고 틀려진 게 있어
생기 있는 아침도
고요해지는 저뭄도
너 있던 오후에 그 풍경보단 초라하고
거르지 않는 양식 있어 감사하지만
너의 숨결 사그라든
밥알은 무언가 부족하고
심심해지면 듣던 음악도
이젠 영원히 잊지 않을 기억보다
흘려보낼 추억이 돼서 조금은 무의미해졌어
또그닥 소리 한 번에 네 미소를 떠올렸던 어제는
잠시라도 너를 잊기 위한 오늘로 변해 버렸지
늦은 밤 눈물로 얼룩져 여러 갈래로
번진 많은 라이트 불빛도
행여 누구라도 길 잃을까
노심초사 하는 달빛도
함께 했던 순간보다 밝진 못하다
글쎄
아무것도 변한 건 없는데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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