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L TIME 32
추석 저물기 전 건넨
인사 한 마디에
몇몇 분들 이렇게 반응하신다
“추석에 달 보고 소원 빌었니?”
아니지만 선의의 거짓말해 본다
난 하나님 자녀이고
달은 하나님 만드신 창조물이기에
하나님 이외에 어떤 것에도 기도하지 않는다
그러니 세상에서 능력자를 가리켜
감히 그 분과 동일선상에 놓은 채
이야기하는 이들을 향해
거칠 게 비난하는 것이 당연하다
허나, 이런 내 생각과는 달리
행동거지는 딴판이다
기도는 간략하게
묵상은 세월처럼 물 흐르듯
찬송은 그저 내면으로만
감사는 부끄러우니 속삭임으로
세상의 많은 것을 놓고 살았고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또 현재는 많은 부분 귀차니즘으로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님과의 대면은 면구스럽기만 하다
내가 교회, 아니 세상으로의
발자국을 띄려면
얼마나 노고가 큰지
당신은 아마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리라
그 귀하디 귀한 도움의 손길 누리며
예배당에 도착하면 난 그저
무언의 기도뿐. 무언가 할 말은 많고
주님 앞이라면 여느 달변가보다도
부끄럼 없이 아뢸 것 같은데
현실은 그저
눈을 감고, 숨결로 기도하다
때로는 멍 때리며 한 곳만 응시하다
또다시 기도의 시간이 오면
사랑하는 이들을 향해 눈물 떨구며
울부짖는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절박하다고 표현하던데 잘 모르겠다
필시 나보다 훨씬 더 어려운 분들 많을 테니…
무언과 눈물 몇 방울이 모인 게
무슨 기도의 모양이겠냐만
난 그래도 주님의 아량을 믿는다
믿을 뿐 아니라 의심치 않는다
해서 다시금 결심한다
주님과 커피 한 잔 할 정도의
관계가 되어보기로…
주님도 날 기다리실 것이다
어차피 커피 값은 주님 담당이시고
그에 따른 내 소피 해결도
다 책임지시겠지
이 생각은 아이러니하게도
애절한 발라드를 듣다가 떠올랐다
세상살이가 힘겹고
포기하고 싶을 때 많은 거
다 아신다면서
난 포기하지 않을 테니
꼭 돌아오라는 주님의 메시지 같았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눈동자처럼 지켜보시는 주님
절대 나를
실패자로 보시지 않는 주님
한없이 비뚤어지리라
오기 부려도 다 용서하시고
손 내미시는 주님
그런 주님 계신
믿음의 카페로 가서
소소한 삶의 이야깃거리와
달달한 커피를 마시며
그렇게
평생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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