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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Sep 16. 2019

無題

PTL TIME 32



추석 저물기 전 건넨 

인사 한 마디에

몇몇 분들 이렇게 반응하신다



“추석에 달 보고 소원 빌었니?” 



아니지만 선의의 거짓말해 본다



난 하나님 자녀이고 

달은 하나님 만드신 창조물이기에 

하나님 이외에 어떤 것에도 기도하지 않는다



그러니 세상에서 능력자를 가리켜

감히 그 분과 동일선상에 놓은 채

이야기하는 이들을 향해 

거칠 게 비난하는 것이 당연하다



허나, 이런 내 생각과는 달리

행동거지는 딴판이다



기도는 간략하게

묵상은 세월처럼 물 흐르듯

찬송은 그저 내면으로만

감사는 부끄러우니 속삭임으로



세상의 많은 것을 놓고 살았고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또 현재는 많은 부분 귀차니즘으로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님과의 대면은 면구스럽기만 하다



내가 교회, 아니 세상으로의 

발자국을 띄려면

얼마나 노고가 큰지 

당신은 아마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리라



그 귀하디 귀한 도움의 손길 누리며

예배당에 도착하면 난 그저 

무언의 기도뿐. 무언가 할 말은 많고

주님 앞이라면 여느 달변가보다도 

부끄럼 없이 아뢸 것 같은데 



현실은 그저 

눈을 감고, 숨결로 기도하다

때로는 멍 때리며 한 곳만 응시하다

또다시 기도의 시간이 오면

사랑하는 이들을 향해 눈물 떨구며



울부짖는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절박하다고 표현하던데 잘 모르겠다

필시 나보다 훨씬 더 어려운 분들 많을 테니… 



무언과 눈물 몇 방울이 모인 게

무슨 기도의 모양이겠냐만

난 그래도 주님의 아량을 믿는다

믿을 뿐 아니라 의심치 않는다



해서 다시금 결심한다

주님과 커피 한 잔 할 정도의 

관계가 되어보기로… 

주님도 날 기다리실 것이다



어차피 커피 값은 주님 담당이시고 

그에 따른 내 소피 해결도 

다 책임지시겠지



이 생각은 아이러니하게도 

애절한 발라드를 듣다가 떠올랐다



세상살이가 힘겹고 

포기하고 싶을 때 많은 거 

다 아신다면서

난 포기하지 않을 테니 

꼭 돌아오라는 주님의 메시지 같았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눈동자처럼 지켜보시는 주님

절대 나를 

실패자로 보시지 않는 주님



한없이 비뚤어지리라

오기 부려도 다 용서하시고

손 내미시는 주님



그런 주님 계신 

믿음의 카페로 가서

소소한 삶의 이야깃거리와

달달한 커피를 마시며



그렇게

평생 살고 싶다   

 


본문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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