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L TIME 33
1
너무나 사랑했던 여인이 있었습니다
나와 같은 길을 가는
동행자가 되길 바랐습니다
생애도 일생이고, 그 사람 역시
세상에 오직 한 명이기에
감히 자격 없는 존재가 탐을 냈습니다
생각건대 가장 많이 웃고
또 가장 많이 울게 했던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2
갚으려고 해도 갚을 수 없고
돌이킨다 해도 다시
또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가족들을 향한 마음의 빚입니다
특별한 걸 원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나답게 살면서 자식으로서의 도리나
아우로서의 행실을 하는 것
다시 말해 ‘나로서의 자격’에
극심한 갈증을 느껴왔습니다
만일 주어진 자격을 잘 받아서
믿음직한 모습으로 수행했다면
지금 같은 마음의 빚은 사라졌을까요
생애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가장 절박했던 것이 있다면
그건 아마 묵직한 걸음이었을 겁니다
삶의 경중을 논할 때 직립보행은 결코
필수 요소가 될 수는 없겠으나
적어도 이제껏 바라 온 단 몇 가지는
단박에 해결될 테니 소원이 될 만합니다
4
나는 이제껏 탐내고, 갈증을 느끼고,
절박해하며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제일 중요하면서도
탐내거나 갈증을 느끼거나
절박해하지 않은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 세상 만물이
다 그분의 것이며
내가 사랑하는 모든 존재들이나
모든 것이 그분의 손 안에서 지어졌습니다
심지어 사랑한다고 하는
진심 어린 마음도
다 그분께 비롯됐습니다
그렇다고 하면, 만사 다 제쳐두고
주님이 우선이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입니다
물론 언급했던 이야기들보다
더 간절하고 중했던 일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허나, 아무리 촌각을 다투는
시급한 사안이라 해도
모든 일 뒤에 주님이 자리할 수는 없습니다
그게 삶의 이치입니다
솔직히 이렇게 고백하고도
내일 되면 또 망각하는 게
인간의 무지라지만…
뿐만 아니라
세상엔 앞서 말한
세 가지 감정을 느낄 날들이
쌔고 쌨다지만
그 간절함의 시야를 먼저
주님께 돌려본다면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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