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 의뢰 유전자 검사 -
개인 유전체 분석 서비스, DTC의 시작
지난해 6월, 정부의 규제 완화로 개인 유전체 분석을 위한 'DTC (Direct To Consumer): 소비자 의뢰 유전자 검사' 서비스가 제한적으로 허용되면서, 유전체 분석 기업들이 직접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기업들의 홈페이지를 포함한 다양한 판매 채널을 통해 소비자가 검사를 신청하면 체질량지수, 중성지방 농도, 콜레스테롤, 혈당, 혈압, 색소 침착, 탈모, 모발 굵기, 피부 노화, 피부 탄력, 비타민C 농도, 카페인 대사 등 12개 항목 46개 유전자에 대해 자신의 유전자 분석 결과를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유전자 검사 업체에 허용된 검사 범위는 생활습관 개선과 질병 예방이 가능한 검사, 과학적 근거가 확보되고 소비자 위해성이 적은 검사 등에 한정되어 있어 개인의 유전정보 활용에 극히 제한적이라 개인적으로 몹시 아쉽게 생각한다.
일반 대중들은 소비자 의뢰 유전자 검사(DTC)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데이터에서 볼 수 있듯이 규제 완화 발표 당시 반짝 대중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그 이후부터는 관심이 유지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DTC라는 검색어가 개인 유전자 검사 또는 소비자 의뢰 유전자 검사라는 주제어 검색을 대표하지 않으므로, 다른 조합으로 수치를 확인해 보면 대략 10% 정도가 관련 검색에 포함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트렌드 검색의 패턴만 보더라도 유전체 비즈니스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아직 콘텐츠적으로 부족한 거 같다. 규제라는 틀 안에서 비즈니스를 영위해야 하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소비자의 인식 개선과 함께 유전체 산업의 비즈니스 방향도 함께 고민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자료출처: 네이버 data lab]
What is direct-to-consumer genetic testing?
TV를 보거나 라디오를 듣거나 웹서핑을 하는데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최신 기술을 사용한다고 주장하는 제품에 대한 광고에 익숙하다. 이러한 광고는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 (direct-to-consumer)"마케팅이라고 불리며, 대상 타깃을 포착한 다음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매우 강력하여, 회사들이 수백만 달러 규모의 산업을 얻기 위해 시장에 진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흐름은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전통적인 유전자 검사는 의사, 간호사 및 유전 상담원과 같은 의료 서비스 제공자를 통해서만 가능하였으며, 의료 서비스 제공자는 샘플을 수집하고 목적에 맞는 적절한 테스트를 진행한 후, 결과를 해석하여 왔다. 반면 새롭게 시행되는 소비자 의뢰 유전자 검사는 텔레비전, 인쇄물 광고 또는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되는 유전자 검사를 의미하며, 가정용 유전자 검사라고도 하는 이러한 형태의 검사는 개인의 유전 정보에 대한 접근을 가능하게 하며, 이는 개인이 의사와 상의하지 않고도 개인의 유전정보와 관련된 많은 양의 정보를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관련된 이야기는 필자의 이전 포스팅을 읽어 보시면 도움이 될 듯하다.
소비자가 유전자 검사를 직접 구매하기로 선택한 경우 검사 키트는 소비자에게 우편으로 발송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DNA 샘플을 수집하는 것으로, 흔히 침(타액)을 뱉거나 볼의 안쪽을 닦아낸 후 샘플을 실험실로 돌려보내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일부의 경우에는 혈액 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방문해야 할 수도 있다. 소비자는 샘플을 발송하고 대략 2 주 후면 결과를 우편이나 전화로 통보받을 수 있으며, 대부분은 온라인(웹 또는 앱)으로 게시되어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소비자 의뢰 유전자 검사 DTC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주어야 할까?
우리나라의 DTC 유전자 검사 시장은 매우 제한된 범위에서 시작했지만, 해외의 경우는 매우 광범위하고 유연하게 접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다루는 각 국가의 규제 상황이 달라 공통적인 사항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며 개인 유전자 검사의 적용 가능성 및 활용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1. 가계도 분석(Ancestry)
가계도 분석 유전자 검사는 개인의 계통을 조사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나의 기원은 어디로부터 시작되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National Genographic Project는 원주민 공동체의 DNA를 사용하여 진행 중인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현재는 일루미나의 자회사인 Helix (https://www.helix.com/)와 손을 잡고 조상 서비스(Geno 2.0 Next Generation)를 런칭하여 인류 진화와 초기 이주가 어떻게 오늘날 인류를 형성시켰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Genographic Project에 참여한 사람의 수가 이미 78만 명이 넘었으며, 데이터 공유를 통해 인류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계속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공유된 DNA 염기 서열은 초기 조상이 아프리카를 떠남에 따라 전 세계의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이주민의 패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사람들에게 과거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지만, 건강 또는 의료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2. 질병 위험(Disease)
질병 위험과 관계된 DTC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사람들에게 상대적 질병 위험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밝혀진 정보는 눈이나 머리 색깔과 같이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것부터 암, 비만, 알츠하이머 및 심장 마비 등의 잠재적 위험에 대한 정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낭포성 섬유증이나 헌팅턴병과 같은 질병의 경우 유전자 검사를 통해 매우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반면에 신장 질환, 천식 및 비만과 같이 경우 질병의 소분을 분명히 나타내는 단일 유전자는 없다. 따라서, 이러한 질병에 대한 유전자 검사의 결과는 유전자 연관 연구에 기초한 추정치를 제공해 주고 있다. 유전체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기업들도 이러한 한계를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타계하기 위해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Infinome (https://www.infino.me/)이라는 회사는 유전정보와 라이프 스타일 간의 상호 작용을 이해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 줌으로써 기존 유전자 정보가 가진 한계를 뛰어넘는 동시에, 데이터 공유에 입각하여 질병의 발생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유전정보와 라이프로그 데이터들을 축적하여 상관관계에 대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여러 질병의 유전적 위험 프로파일에 대한 개요를 제공하고, 특정 유전 변이에 대한 오픈 액세스 문헌을 제공하고 있다.
3. 개인 맞춤형 푸드 & 식습관(Personalized Food & Nutrition)
맞춤형 서비스 중 ‘푸드’는 가장 각광받는 분야 중 하나다. ‘먹는 문제’는 인간의 삶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인류는 먹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무엇을’ 먹을까에 대해 고민이 집중됐지만 지금까지는 ‘어떻게’ 먹을까에 대해서는 진화하지 못했다. ‘미래의 음식(Future of Food)’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원인은 역시 빅데이터 덕이다. 미래의 음식은 개인 맞춤형 음식과 따로 떼어 놓을 수가 없다. 웨어러블 및 사물인터넷 기기를 통해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것이 맞춤형 음식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요즘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핫한 Habit (https://habit.com/)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 회사는 60여 개에 달하는 유전형 정보와 표현형 정보를 활용하여 개인화된 행동 계획과 코칭 서비스를 지원하며, 개인 맞춤 식단을 만들어 배달함으로써 개인 맞춤형 서비스에 다가서고 있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유전/표현형의 결과를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하여 사용자의 이상적인 식단을 결정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이어트 코치와 맞춤형 식사를 제공하고 있으며, 더불어 사용자의 진행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과 관련 소셜 네트워킹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4. 개인 맞춤형 운동(Personalized Fitness)
Arivale(https://www.arivale.com/)은 유전 분석/ 혈액분석/ 타액 분석/ 마이크로바이옴 분석과 라이프로그를 기록할 수 있는 Fitbit을 제공하고 있다. 외부 임상 파트너사인 LabCorp에 의해 유전형과 표현형 데이터들이 분석되고, Fitbit으로부터 얻어지는 라이프로그 데이터(활동, 심박, 수면 등)들이 Dashboard를 통해 연결되어 사용자에게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통합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사용자는 앱을 다운로드하고 온라인 평가를 완료하여 목표, 건강 기록 및 라이프 스타일, 스트레스 수준, 성격 및 행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이를 통해 코치와 쉽게 의사소통을 하고, 지속적으로 상태를 자각할 수 있도록 하여 습관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들의 사업 방향은 각 사용자 별로 개인화된 데이터 클라우드를 만들어 서비스를 진행해 주는 것으로 보여, 향후 엄청난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글을 마치며...
소비자 직접 유전자 검사 서비스의 증가하는 유전 정보의 활용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고, 소비자가 건강 관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수단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유전자 테스트는 사람의 건강에 관한 단 하나의 정보만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소비자 직접 유전자 검사의 이점과 한계를 이해하고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유전체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 역시 이런 점을 인식하고 있기에, 앞으로 유전 정보를 활용한 더 나은 서비스들이 나올 것으로 생각되며, 우리 생활 깊숙이 유전 정보가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개인 맞춤’은 어제 오늘의 트렌드가 아니다. 빅데이터 처리 능력이 발전하고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면서 ‘개인 맞춤형’ 트렌드는 각 분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이며, 그 중심에는 유전자 분석이 자리 잡고 있어 이를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향후 엄청난 사업적 기회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