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
내가 말을 건네면 너는 짧게 답하거나 고개를 돌렸다.
예전처럼 웃으며 받아치지 않았다.
질문 하나에도 깊은 한숨으로 답하는 너를 보며
나는 서운함과 당혹을 함께 느꼈다.
처음엔 이해하려 했다.
‘사춘기니까’, ‘나도 그랬던 때가 있었지’
스스로를 다독이며 마음을 내려놓으려 했다.
하지만 막상 마주칠 때마다 이해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너는 내 걱정을 잔소리로 들었고,
나는 너의 침묵을 반항으로 받아들였다.
내가 던진 한마디에 너는 차갑게 답했고,
너의 무심한 말투에 나는 화를 누르지 못했다.
마음은 여전했지만 표현이 달라졌다.
그 다름이 오해와 상처를 키웠다.
나는 여전히 너를 어린아이처럼 걱정했고,
너는 이미 스스로 세상을 마주하려는 사람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보지 못했다.
서로의 입장 대신
각자의 서운함만 들여다보던 시간.
너는 ‘아빠는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생각했고,
나는 ‘왜 나를 밀어낼까’만 되뇌었다.
같은 집에 살면서도 다른 세계를 사는 사람들 같았다.
그럼에도 그 시간 속에서 알게 되었다.
이해하지 못해도 우리는 서로를 포기하지 않았다.
지금 필요한 건 더 많은 말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기 위한
조금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시간까지도
결국 우리가 함께 자라는 여정의 한 조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