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처음으로 나를 향해 거칠게 말했던 날을 기억한다.
별것 아닌 말 한마디에, 너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냥 좀 내버려 둬!"
차가운 말끝이 내 가슴을 깊게 베고 지나갔다.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작은 파도가 거세게 부서지고 있었다.
처음 느껴보는 상처였다.
세상 누구보다 내 마음을 다 주었던 아이에게서
이토록 냉정하게 밀려나는 기분.
그 서운함은 생각보다 깊었고,
그 아픔은 생각보다 오래 남았다.
속으로 수없이 되뇌었다.
'나는 너를 위해 이렇게 애쓰고 있는데'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걸까'
'왜 나만 참고 이해해야 하는 걸까'
상처받은 마음은 쉽게 분노로 변했다.
한순간 목소리를 높이고 싶었고,
모든 서운함을 너에게 쏟아내고 싶었다.
'나도 힘들다'라고, '나도 상처받는다'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참았다.
아버지이기에,
어른이기에,
무너진 감정을 애써 눌러 삼켰다.
분노를 억누르는 일이 때로는 너를 위해서였지만,
때로는 나를 지키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내가 분노를 터뜨리는 순간,
우리는 서로를 더 깊게 다치게 할 거란 걸 알고 있었으니까.
아버지가 된다는 건,
때로는 상처를 감추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마음속에 부서지는 파도를 조용히 삼키면서,
끝내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일이다.
억누른 분노가 마음 한구석에 쌓이는 날도 있었지만,
나는 믿었다.
이 시간이 언젠가는
우리 둘 모두에게 성장으로 남을 거라고.
상처받은 그날들까지도,
결국은 사랑의 다른 얼굴이었다는 걸
너도 언젠가는 알게 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