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빛나 Feb 07. 2024

금사빠의 또 다른 세계

나는 금사빠.

처음 축구의 세계에 발을 담그자마자 축구와 사랑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축구공의 밀당에 완전 넘어가버렸나 보다. 이렇게 재미있는 운동을 40년 동안 모르고 살았다고? 이렇게 심장이 두근거리고 신나는 운동을 남자들의 운동이라고만 생각했다고?

첫 경기를 하고 집에 오자마자 아주 바빠졌다. 신랑에게 축구에 대해 물어보고 왜 혼자만 했냐는 둥, 그렇게 재미있냐는 둥 질투를 했다가, 신이 나서 말했다가, 친구들에게 축구를 시작했다 자랑을 시작했다.


그리곤 바로 장비쇼핑이 시작되었다. 축구화, 정강이보호대, 헤어밴드부터 구입했다. 축구화는 고민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으로, 헤어밴드 골때녀에서 나오는 헤어패션을 좀 구경하다 비슷한 것으로 몇 개 샀다. 정강이보호대는 신랑이 추천해 주는 것으로 샀다. 운동복은 몇 개 있고, 또 축구클럽에서 단체복도 하나 구입해 주셨다. 축구공도 하나 샀다. 집에서 연습해야 하니까.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는 설렘으로 마음이 가득 찼다.

실제 내 모습이다.

이틀은 축구장, 하루는 풋살장에서 운동을 하는데 이 날은 풋살장에서 운동을 했다.


축구를 하고 오면 달리는 내내 에너지가 가득 쌓였다.

예전에 달리기를 좋아해서 30분 정도 달리기를 꾸준히 하고 있었지만 왠지 달리기는 정적인 느낌이라 특별히 재미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다. 달리기는 음악을 듣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게 전부인 운동이었다. 처음 달릴 때는 1분 달리고 1분 걷기도 힘들었다가 점차 10분 달릴 줄 알고 또 체력이 늘며 20분, 그리고 30분을 안 쉬고 달릴 줄 알게 되었을 때 체력이 늘었구나 싶은 것 말고 다른 재미는 없는 운동이었다. 내가 달리기엔 그랬다. 친구는 달리기만큼 재미있는 운동이 없다고 했지만.

 30분 이상 달리면 달릴수록 머리가 맑아지고 상쾌해진다는 러너스하이(runners' high)를 기대했지만 특별한 느낌을 받지 못한 채로 달리기라는 운동을 접고 말았다.


하지만 축구를 하며 달리면서 상대방의 흐름을 읽고 내 방향을 판단하고 몸싸움과 달리기 속에서 끊임없이 긴장하며 내가 상상했던 러너스하이를 드디어 경험하는 느낌이었다. 그것도 30분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10분도 채 되지 않아 마구마구 뿜어져 나왔다.


골때녀에서 안혜경 님이 그랬다. 축구로 또 다른 세계를 얻는 기분이라고. 나 역시 그렇다.

이전 04화 축구에 소질이 있나 봐, 심장이 뛰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