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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BLOW 여유로운 전원생활
1년 동안 기다렸습니다.
by
은빛나
Nov 1. 2023
엄마, 나 나가도 괜찮아?
엄마, 언제 언니 와?
엄마, 나 마녀옷 입어볼래!
엄마, 아직 저녁 되려면 멀었어?
엄마, 아직도 아니지?
엄마, 오늘 맞지?
엄마, 엄마,
오늘 하루만 딱 100만 번째 물어보는 중입니다.
며칠 전부터 몇 밤 자면 핼러윈이 되냐고 계속 물어오던 중이었습니다.
아니, 몇 달 전부터 며칠이 남았는지 손가락으로 세어달라고 하였습니다.
아니, 생각해 보니 작년 핼러윈 행사가 끝나자마자 다음 행사는 또 1년이나 기다려야 하냐고 아쉬워하는 루루였습니다.
지난주에 독감에 걸려 오늘까지 유치원에 못 가고 집에서 쉬고 있는 중이라 하루가 더 길게 느껴지나 봅니다.
마을에 이벤트로 매년 핼러윈 행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아파트가 아닌 전원주택 마을이기 때문에 가능한 행사이기도 합니다.
또 서로 마을 주민들끼리 아이들을 위해 으쌰으쌰 애쓰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또 마을 가구의 대부분이 초등학생들이 많아서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각 집마다 사탕을 준비하면 아이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바구니 가득 사탕을 받아옵니다.
마녀, 귀신 분장을 한 아이들의 얼굴에 히히 호호 웃음이 떠날 줄을 모릅니다.
어떤 집은 피로 만든 주스라며 빨간색 주스를 준비하고, 어떤 집은 사탕과 과자를 몇 개 모아 작은 선물보따리로 준비합니다.
어떤 집은 불빛 나는 사탕을 주기도 하고, 마카롱도 준비합니다.
마을을 돌아다니며 벨을 누르며 어떤 사탕을 받을지 기대되는 마음과
친구들과 분장을 하며 어두운 밤길을 깔깔대며 돌아다니는 즐거움,
맛있는 것을 실컷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아이들은 핼러윈날을 애타게 기다립니다.
작년 이맘때 이태원 사건으로 올해 핼러윈 이벤트를 하는 것이 맞나 싶은 고민을 꽤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마당에 핼러윈 장식을 거는 것 하나까지 마음에 걸립니다.
오랜 고민만 하고 있는 어른들에게 아이들이 자꾸 물어봅니다.
"올해 핼러윈 행사 하는 거 맞지요???!!!?"
아이들의 애타는 물음에 소소하게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폭죽놀이는 자제하고 동네에서 각자 음식을 2-3인분씩 준비해 모이기로 하였습니다.
2-3인분씩만 하자던 음식은 어느새 가득 모여 잔치음식처럼 푸짐해졌습니다.
한쪽에서는 페이스페인팅도 한창입니다.
마녀, 악마, 마법학교친구들, 공룡, 로봇, 호박귀신, 스파이더맨, 무민 등 온갖 종류의 코스튬들이 모여듭니다.
코스튬을 입지 않은 아이들도 함께 즐깁니다.
오늘도 동네에는 아이들의 북적이는 소리와 깔깔대는 웃음소리로 해가 집니다.
올해는 이태원사건추모와 동네에 유행 중인 독감과 핼러윈행사의 늦은 준비 등의 다양한 이유로 많은 아이들이 참석하지는 못하였습니다.
대한민국 모두가 건강하고 안전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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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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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며 제 마음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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