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레오가 오다

by 은빛나

우리 마을은 마을 사람들끼리 밴드를 운영하며 마을의 이모저모를 함께 나눕니다. 이장님이 마을의 주요 정보도 전달하고, 총무님이 마을 행사도 안내하고,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들도 나눔 하며 밴드는 알람을 울려댑니다.


하루는 아주 귀여운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동네에 있는 강아지가 새끼를 낳은 것이었습니다. 까망점박이, 갈색이, 까망이, 갈색점박이 모두 다른 무늬를 지닌 귀여운 아이들이었습니다.

어미는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발발이인데 어느 날 대문을 열어둔 사이 일이 그렇고 그렇게 흘러갔나 봅니다. 나이가 좀 많아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밤새 강아지를 낳다가 나머지 한 마리를 남겨놓고는 포기하고 마는 어미개를 안고 마침 동네에 살고 있는 동물병원 원장님께 뛰어갔습니다. 급하게 병원으로 옮겨 제왕절개수술까지 받으며 마지막 한 마리까지 출산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 네 마리의 꼬물이들이 태어났습니다.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입니다. 여름이와 가을이는 수컷이고, 봄이와 겨울이는 암컷인데 태어나느라 고생했던 겨울이는 몸집이 작고 약했습니다.


네 마리를 분양할 테니 키우고 싶은 집은 데려가라는 글이었습니다. 꼬물이들의 사진을 본 순간 아이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저도 순간 심장이 울렁거렸습니다.

한 생명을 키운다는 건, 책임진다는 건,

무거운 일임을 알기에 잠시 고민하는 사이 다른 집으로 입양될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일단 보고만 오자,라며 모두가 강아지집으로 달려갔습니다.

강아지를 본 순간, 키울 수 있을까 없을까에서,

네 마리중 어떤 강아지를 데려올까 얘가 이쁜가 쟤가 이쁜가라는 고민으로 당장 올라탔습니다.

몽글몽글한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오자 현실적인 마음을 가진 남편과 다시 상의를 시작했습니다.


"개들은 10년도 넘게 사는데 10년 뒤면 아이들은 대학에 갈 테고 그 긴 시간 동안 책임지고 기를 수 있어?"

"아이들은 지금은 이쁘다 하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귀찮아할 수도 있어. 결국 어른인 우리가 책임져야 해."

"우리 주말이면 캠핑도 가고, 부모님 댁도 가야 하는데 혼자 놔두고 갈 수 있겠어?"

"매일 밥 주고, 산책시키고, 목욕시키고, 주사도 맞혀야 하고 할 일이 많은 거 알아?"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이 얼마나 심사숙고해야 하는지 알지?"


쏟아지는 잔소리에 자신이 없어져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습니다. 책임감이 강한 라라도 아빠의 말에 수긍하였습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꼬물거리던 녀석들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루루도 포기하지 않고 생일선물로 받고 싶다고 계속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성은 접어두고 아이들은 날마다 강아지를 보러 놀러 갔습니다. 저도 몇 번 따라가고 싶은 것을 참았습니다. 아이들의 강아지앓이에 결국 아빠가 항복선언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꼬물이는 우리 집으로 와서 오레오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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