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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오늘 단상

접근회피갈등 자가 치유

2023.5.7.

by 하얀밤


'접근회피갈등'


나조차 갸우뚱해지는 나의 특성.

어쩌면 나같은 부류일지 모르는

당신의 특성.


떠올리기만 해도

손이 찌릿해질만큼 설레는 책을 사 두고

빛나는 표지를 보며

읽고 말거야, 읽고 말거야,

이미 내 책이 된 것처럼 여기면서

읽기를 시작하지 않는다.


떠올리기만 해도

귓가가 저릿해올만큼 설레는

음악이 발매된 걸 알면서도

들을 거야, 들을 거야,

이미 익숙해진 곡처럼 여기면서

듣기를 시작하지 않는다.


가고 싶은 길,

알고 싶은 사람,

배우고 싶은 것을

손만 뻗으면 닿을 지척에 두고

마치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마치 원하지 않은 것처럼

다가가지 않는다.


그것들에 익숙해진 나에게

그것들에 빠져버린 나에게

그것들이 원치 않게 다가올까봐

내가 원치 않을 정도로 내것처럼 굴까봐

두려워서

멀리 둔다.




멀리둔 만큼

자책하는 마음이 커진다.


자책이 가장 고약한

마음의 독임을 깨달은 후로

그냥 훅,

손 뻗어버리는 순간이 잦아졌다.


손 뻗고 난 뒤에 알게 된다.

두려움과 부담스러움의 크기는

내 상상의 산물이었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라는 걸.


예상보더도 더 실체가 무시무시해서

상처를 받더라도

흉터라도 나한테 남으니까,

뭐든 얻게 된다.


그래서 오늘도 미뤄둔 것들에

손 뻗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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