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국수

2023.6.2.

by 하얀밤


"암머 퀸카 암머암머 암머 퀸카~"



흥얼거리는 노래 따라 흥겹게 움직이는 저 손은

뱃속을 유영할 때도 저렇게 경쾌했을까.


하늘나라에서 노는 게 재미있어서

엄마 품에 오는 걸 3년이나 미뤘다는

짓궂은 천사가

사람이 되어

면을 끓이고 체에 받아 헹구고

그릇에 담는다.


식탁에 앉아

분주히 움직이는 자그마한 등을 보며

앞뒤로 아기띠를 하고

90도로 고개를 돌려 밥을 퍼먹던 때를 떠올려 본다.


침받이를 하고 졸던 아기가

10년 간 새 없이 자라서는

식탁에 국수 한 그릇을 올린다.


아이의 가장 강력한 무기,

무방비의 부모에게 주는 예상치 못한 기쁨에

쌍둥이 엄마는 오늘도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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