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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선 Dec 28. 2017

무조건적 사랑이 되기 위해선

조건적 사랑의 상태가 초월되어야 한다

요 며칠 나를 관찰하게 되는 일들이 많았다. 쉽게 상처받고, 상처받은 모습을 보이기 싫어 분노로 위장하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말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물론 내 안에는 좋은 모습도 엄청 많다. 진심으로 타인을 생각하고, 필요하다면 기꺼이 도움을 주고자 하고, 그들의 행복과 기쁨에 기여하고 싶어한다.


이런저런 모습을 다 갖고 있지만 안 좋은 모습은 유독 가까운 사람들, 특히 가족들에게 보이게 된다. 며칠 전 조나단이 내가 화를 낼 때면 상처를 받는다고 말했다.


내가 조나단 입장이었으면 이 관계가 지금껏 유지되지조차 못했을 것이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조나단은 내가 마음껏 화를 내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참 닮은 점도 많지만, 당연히 다른 점도 많다. 오늘 저녁 재즈공연처럼...조나단은 좋아하지만 나는 그 자리가 너무 피곤하기만 했다.


바람도 쐴 겸 먼저 걸어서 집에 오는 길에 내 안에 일어나는 수많은 판단을 보았다. 공연장에 있던 사람들에의 겉모습만 보고 내 안에서는 자동적으로 판단 과정이 작동되었고, 굳이 가까워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도 그런 내 모습에 절망감이 올라오는 대신 내가 길을 잘 가고 있구나 하는 감사함이 올라왔다.


그 누가 뭐래도 이번 생의 내 목표는 완벽한 신의 종으로 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한 현실적인 목표는 무조건적 사랑의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다. 근데 그것이 내가 가 닿아야 할 어떤 지점이라기보다는 원래 내 안에 있는 것이다. 다만 여러 장애물들이 드러나는 걸 막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장애를 치우려면 일단 장애를 인식해야 한다. 그래서 장애가 드러나는 건 목표에 더 가까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사람들을 대할 때 얼마나 많은 조건을 들이대는지 요줌 적나라하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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