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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e lee Oct 02. 2020

사랑해 마다않는 것들

가을 5호


01. 아침에 일어나 마시는 커피.

02. 샤워 직후 촉촉함과 상쾌함.

03. 편지를 건네는 설렘과 편지를 읽어 내려가는 눈동자.

04. 사랑스럽다는 말.

05. 하나에 푹 몰입할 때.

06. 일대일로 나누는 깊은 대화.

07. 귀여워라고 말할 때 나오는 특유의 표정.

08. 일 같지 않은 일을 할 때.

09. 기분 좋은 상상으로 잠들지 못하는 밤.

10. 작은 일에도 호들갑을 떨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때.

11. 꾸밈없고 자연스러운 사진들.

12. 미술관 내 카페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

13. 익숙한 것들이 문득 새롭게 느껴질 때.

14. 우연히 흘러나오는 좋아하는 음악.

15. 어떤 사람이나 새로운 분야가 궁금해질 때.

16.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17. 이거야! 지금이야!라는 확신이 들 때. 

18. 글로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말을 입 밖으로 꺼낼 때.

19. 좋아하는 향으로 가득한 방.

20. 사람 구경하기.

21. 나만 아는 나의 시간을 갖는 것.

22. 예쁜 잔에만 자신을 올려놓을 필요 없는 관계.

23. 책을 읽다가 스르르 잠드는 순간.

24. 좋아하는 사람과의 가벼운 술자리.

25. 비밀스럽고 솔직한 다짐을 하는 날.

26. 비 온 뒤 촉촉한 길거리. 

27. 예상치 못한 신선한 질문들.

28. ‘이 순간을 녹음하고 싶어’라는 말.

29. 친구들이 보내주는 소중한 글과 사진들.

30. 용기 있게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걷는 사람. 화려하지 않더라도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



이번 주의 콘텐츠 


Poem

황인숙 <말의 힘> in 한강진역 /시민공모작


기분 좋은 말을 생각해보자.

파랗다. 하얗다. 깨끗하다. 싱그럽다. 신선하다. 짜릿하다. 후련하다. 

기분 좋은 말을 소리 내보자.

시원하다. 달콤하다. 아늑하다. 아이스크림. 얼음. 바람. 아아아. 사랑하는. 소중한. 달린다. 비!

머릿속에 가득 기분 좋은 느낌표를 밟아보자. 만져보자! 핥아보자! 깨물어보자! 맞아보자! 터뜨려 보자!


Poem

박채은 <말랑> in 신용산역 /시민공모작


너와 문자를 하면 핸드폰이 말랑해진다.

손에 놓칠까 꾹꾹 써서 보낸다.


너와 먹으면 깍두기가 말랑해진다.

아니 씹고 삼킬까 꼭꼭 씹어 먹는다.


너와 걷고 있으면 길이 말랑해진다.

넘어질까 네 손을 꽉꽉 잡고 걷는다.


너를 만나면 내 주위 공기가 말랑해져

너에게로 나를 자꾸만 떠민다.


너로 인해 말랑거리는 내 일상.


Poem

이해인 <나를 키우는 말>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

나도 정말 행복해서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이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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