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말고 강수

by 카밀리언

스물한 번째 이야기

IT회사에서 승진을 원하는 두 명의 40대 개발팀장이 있다. 한 사람은 항상 요령을 부린다. 최신 기술 트렌드만 따라가며 "우리도 AI 도입해야 합니다"라고 말하지만 정작 코딩은 10년 전 수준이다. 회의에서는 "제가 예전에 제안했던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네요"라며 후배들의 아이디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상사 앞에서는 기술 용어를 나열하며 전문가인 척하지만, 실제 개발은 모두 팀원들에게 떠넘긴다.


하지만 정작 핵심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면 속수무책이다. "이건 인프라 문제일 거야", "외부 업체에 맡기자"라며 책임을 회피한다. 20년 경력이지만 여전히 스택오버플로우 없이는 간단한 버그도 못 잡는다.


다른 팀장은 무리해 보이는 선택을 한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최신 프레임워크를 공부하고, 주말에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한다. 40대에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게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다. 팀원들보다 먼저 출근해서 코드 리뷰를 하고, 밤늦게까지 남아 시스템 성능을 최적화한다. 장애가 나면 직접 서버룸에 들어가 문제를 해결한다.


2년 후 CTO 승진 대상이 나왔을 때, 선택받은 것은 후자였다.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두 명의 20대가 있다. 한 명은 항상 편법을 찾는다. "이 운동이 살 빠지는 데 제일 좋다더라"며 유튜브에서 본 '7일 만에 복근 만들기' 같은 영상만 따라 한다. 무거운 중량으로 폼 무시하고 들어 올리며 인스타그램에 인증샷만 올린다. 보조제에만 의존하고, 힘들면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네"라며 대충 넘어간다.


다른 한 명은 무리해 보이는 선택을 한다. 새벽 6시에 일어나 헬스장 문 열자마자 들어간다. 가벼운 중량부터 시작해서 정확한 폼으로 근육 하나하나를 느끼며 운동한다. 식단도 닭가슴살과 브로콜리 위주로 철저히 관리하고, 주말에도 빠지지 않고 나온다. 남들이 놀 때도 홀로 바벨을 든다.


6개월 후 결과는 명확하다. 편법을 찾던 사람은 여전히 똑같은 몸이고 부상만 늘었다. 무리하며 기본기를 쌓은 사람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운동이 습관이 되어 평생 건강한 몸을 유지할 기반을 만들었다.


이게 '꼼수'와 '강수'의 차이다.


꼼수를 부리는 사람은 항상 지름길을 찾는다. 노력은 최소화하고 결과는 최대화하려 한다. 겉으로는 똑똑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얕다. 운이 좋을 때는 성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초가 약해서 위기가 오면 무너진다.


강수를 두는 사람은 무리함을 무릅쓴다. 남들이 잠들 때도 공부하고, 편안한 주말을 포기하고 실력을 키운다.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고, 고통스러워도 멈추지 않는다. 당장은 힘들어 보이지만, 그 강력한 노력이 결국 차이를 만든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격차는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벌어진다.


워런 버핏은 50년 넘게 무리해 보이는 원칙을 지켰다. 다른 투자자들이 편한 길을 택할 때도, 그는 기업 재무제표를 밤새워 분석하고 현장을 직접 발로 뛰어다녔다. 겉보기에는 비효율적이고 고집스러워 보였지만, 그 강력한 노력이 세계 최고의 투자자를 만들었다.


독일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Langsam aber sicher"(랑잠 아버 지허) - "느리지만 꾸준히." 독일 사람들이 수세기 동안 지켜온 철학이다. 그들은 빠른 성과보다 탄탄한 기초를 중시한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100년 넘게 프리미엄 브랜드로 남을 수 있었던 것도, BMW가 전 세계 운전자들의 꿈이 된 것도 이 철학 때문이다. 꼼수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브랜드의 힘이다.


하버드 심리학과 연구팀이 2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가 있다. 단기 성과에 집중한 그룹과 장기 역량에 집중한 그룹을 비교했더니, 20년 후 장기 그룹이 연봉도 2배 이상 높았고, 직업 만족도도 훨씬 높았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단기 편향'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장기적 이익보다 단기적 편의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꼼수는 매력적이지만 강수는 어렵다.


강수는 무리해 보이는 선택이다. 남들보다 2배 더 공부하고, 3배 더 노력해야 한다. 편안한 것을 포기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견뎌야 한다. 하지만 그 무리함이야말로 진짜 실력을 만드는 유일한 길이다.


꼼수 말고 강수를 두어라. 지름길을 찾지 말고 정도를 걸어라. 편법에 의존하지 말고 실력을 키워라.


꼼수는 순간의 편리함을 준다. 하지만 강수는 평생의 자산이 된다. 꼼수로 얻은 성공은 언젠가 들킬 위험이 있지만, 실력으로 이룬 성공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


물 위에 뜬 배는 바람에 흔들리지만,

진흙 아래 뿌리를 내린 연꽃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가 선택해야 할 건,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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