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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곰천사 Oct 27. 2016

뜨거운 해변, 코파카바나

남미로 맨땅에 헤딩 -11

리우 코파카바나 해변       출처 : 위키피디아

어느덧 오후 5시. 

숨 가쁘게 달려온 하루가 저물어 간다. 숙소가 있는 코파카바나 지구로 돌아와 해변을 찾았다. 


예수상과 함께 ‘리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곳. 5km 정도 되는 긴 해변 뒤로는 고급 호텔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정열이 넘치는 뜨거운 해변인 이곳은 키스를 나누는 젊은 연인과 태닝을 즐기는 미녀들로 가득했다. 지나가면서 보는 것만으로도 두 눈은 호사를 누린다. 끝이 보이지 않는 하얀 백사장에는 웃통을 벗고 풋살을 즐기는 소년들로 빼곡했다. 브라질의 축구인구가 전 세계 최고라고 했던가? 브라질이 괜히 축구 강국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런 멋진 곳이 각종 범죄의 온상 소이기도 하다. 마리화나를 피우는 불량한 청소년들이 자주 보였고, 퀭한 눈으로 비틀거리는 부랑자의 모습도 이곳저곳에서 목격됐다. 브라질에 오기 전, 이곳의 악명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은 터라 우리의 움직임은 매우 조심스러웠다. 멀게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가깝게는 다음 달 리우 카니발을 준비하는 브라질의 치안 수준이 고작 이 정도라니! 정말 문제가 많아 보인다(여행 시기는 2012년이었다).


해변을 걷다 보니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상파울루와 마찬가지로 이곳의 날씨 역시 뇌우. 남미에서 앞으로 이런 날씨가 빈번할 것 같은데 대비를 해야겠다. 야자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다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숙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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