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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곰천사 Oct 23. 2016

넋을 잃게 하는 몸짓, 카포에이라

남미로 맨땅에 헤딩 -7

브라질 고유 무술, 카포에이라  출처 : 구글 이미지

쎄 광장을 뒤로하고 보행자 전용 도로인 11월 15일 거리로 들어섰다. 현대식 빌딩과 오래된 건물, 멋진 양복을 입은 신사와 거리의 부랑자들이 한데 섞여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브라질’ 하면 삼바의 열정을 떠올릴 텐데 이런 장면이야말로 진정한 브라질의 본모습일 것이다.


좌판에서 파는 핫도그와 비슷한 케밥으로 늦은 점심을 때우는데 우리 돈 1만 원이 넘어간다. 가난한 배낭 여행자에게 브라질은 그야말로 버티기 어려운 여행지임을 실감했다.


"헛, 쿠이 다두! (조심해!)"


라고 외치는 소리에 흠칫 놀라 돌아보니, 거리 한쪽에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는 모습이 싸움이 벌어지는 모양이다. 소리를 좇아 가까이 다가가 보니 젊은 청년 둘이 서로 노려보며 대치하고 있다. 얼핏 보기엔 싸움이 난 것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카포에이라(Capoeira)라는 무술 시범 중이다.


카포에이라는 발기술이 화려한 브라질 전통 무술로 옛날 흑인 노예들로부터 기원한다. 먼저 전사와 관객이 섞여 큰 원을 만들고 음악가들의 악기 소리에 맞춰 다 같이 노래를 부른다. 그러면 전사가 본격적으로 멋진 발기술을 선보이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한다. 마치 우리나라의 고유 무술인 택견이나 동남아 세팍타크로의 서브 장면을 보는 듯하다. 지나는 사람의 발길을 붙잡는 마력을 지닌 그들의 몸짓을 보고 있자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상파울루 동양인 거리

도심 속 열대 우림인 트리아농 공원과 아름다운 벽화와 파이프 오르간으로 유명한 성 벤투 성당을 거쳐 동양인 거리로 진입했다. 이곳은 상파울루의 동양인 밀집지구로 중국인과 일본인이 많이 거주한다. 한국인 교민도 일부 있지만, 중국인과 일본인에 비해 적은 편. 한자와 일본어 간판이 거리 곳곳에 가득해 다시 동방으로 돌아온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갑자기 마른하늘에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여우비라고 했던가? 20분 정도 쏟아지는 쨍쨍한 하늘 아래 쏟아지는 소나기를 바라보며 잠시 쉬어간다. 동양인 거리에서 발견한 반가운 멜론 맛 국산 아이스크림을 맛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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