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로 맨땅에 헤딩 -5
인천을 출발, 밴쿠버와 토론토를 거쳐 상파울루로 들어가기까지의 총 53시간. 비행기를 세 번 타는 동안 5끼의 기내식을 먹었다.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몸은 피곤함에 젖어 만신창이가 된 느낌이다.
밴쿠버에서 약 5시간의 비행 끝에 토론토에 도착했다. 8시간 정도 대기했지만, 토론토 시내 관광은 돌아오는 5월로 미뤘다. 공항 노숙을 여러 번 하다 보면 자연히 공항 화장실에서 눈치 보지 않고 양치질을 하고 발도 씻는다. 공항 노숙이 다섯 번째면 고수라고 할 수 있을까?
토론토에서 상파울루로 가는 세 번째 비행기에서는 한국인은 우리 둘뿐이다. 처음 인천에서 밴쿠버로 가는 비행기를 생각하니 뭔가 어색한 느낌이다.
이제 한국인은 만나기조차 어렵겠지?
좌석 모니터에 표시되는 비행기의 현재 위치가 아마존 상공에 표시되자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남미 대륙에 도달하는 순간이다. 상파울루 과를류스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승객들은 저마다 휘파람을 불며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오랜 비행이 나만큼 그들도 힘겨웠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