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가 중국 상해 주재원 시절 16년 3월~9월
16년 12월 회사 화보에 나간 글. 오랫만에 직장생활의 누구나 가고 싶어하던 주재원 시절이 생각난다. 벌써 4년이자 지나간 일이지만 짧게 뜨겁게 일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았다. 자녀들에게 어떤 아빠가 될 것인가? 아빠로서 어디까지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인가?
짧지만 주재원 생활 가운데 지금의 아빠 어디가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 아닌가란는 생각이 든다.
자녀에게 달란트를 찾아주고 있는가?
정회철 팀장은 유통맨이다. 일산 뉴코아 층장 근무시절, 매주 일, 월이 휴무였다. 모두가 출근으로 정신없을 월요일 아침 8시 30분, 정회철 팀장은 머리는 기름지고, 한겨울에 반바지 차림으로 아들과 함께 재래시장에 나갔다. “아이고, 저 백수 또 왔네 얼른 취직혀~” 구수하게 잔소리를 하시며 한줌 더 안겨주는 재래시장 어머님들의 타박이 기분 나쁘지만은 않았다. 아이가 쑥쑥 커가는 것을 볼 때 마다 가슴 뭉클한 무언가가 있다는 정회철 대리는 전투에서 가족은 귀한 화살과 같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1주차 유통BG <넌 나의 비타민> 코너를 통해 두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소개 해주었던 정회철 팀장을 직접 만나 그의 가족과 회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우리 하민이는 케이크 촛불 부는 것을 좋아해요, 생일이 되면 3번 정도 촛불을 키고 끄고를 반복해요”
고사리 같은 손으로 또박또박 쓴 아이의 손편지를 읽었을 때 뭉클하지 않을 아빠가 어디 있을까. “아빠, 우리 힘차게 달리자”는 하민이의 말은 정회철 팀장에게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평소 많은 시간을 함께 해주지 못한 미안함에, 정회철 팀장은 휴일만큼은 꼭 아이들과 신나게 놀아준다.
“회철 아저씨 지나간다~”
제가 첫째 때부터 어린이 집을 꽤 오래 다녔고, 아빠치고는 오래 다닌 편이거든요. 주로 어린이집에 가서 봉사도 하고, 매년 어린이집 학예발표가 있을 때마다 가서 사회도 보고, 노래도 부르고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과도 많이 친해요. 제가 지나가면 아이들이 “회철 아저씨 안녕?!” “어~저기 하민 아빠 지나간다”며 밝게 인사를 해요.
“8개월 간의 주재원생활, 첫 아들의 책임감”
제가 떠나면서 큰 아들에게 “아빠가 없으면 하민이가 엄마와 할머니, 동생을 잘 지켜줘야 돼”라는 당부를 했어요. 책임감이 강한 하민이가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작은 틱 장애가 생겼어요. 하민이의 아픔은 주재원 생활의 가장 큰 가슴아픔과 미안함으로 남았죠. 8개월의 시간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니 거짓말처럼 하민이의 증상이 없어지더라고요. 이 경험을 통해 아빠로서의 자리가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어요. 늘 몸으로 놀아주는 것이 최선인 줄 알았는데, 아빠가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으로도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상해 리조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아들.
“하윤아! 구피는 콜라를 못 먹어”
아침에 제가 물고기 밥을 주면 점심과 저녁에는 아이들이 밥을 주는데, 하루는 퇴근하고 집에 오니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해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장모님께 여쭤보니 하윤이가 물고기도 콜라를 좋아한다며 콜라를 줬다는 거에요.(하하) 또 하루는 집에서 키우던 거북이가 없어졌어요. 행방을 찾지 못하여 여기저기를 뒤지는데 냉동실에서 나오는 것이 아녜요? 하윤이 왈 “책을 봤더니, 거북이가 파충류래요. 온도가 조절되는 생물… 그래서 한번 넣어봤어요.” 이렇게 엉뚱한 아들 둘과 함께 하니 매일 매일이 시트콤이에요.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의 화살 같으니 이것이 그 전통에 가득한 자는 복되도다 (시편 127:3~5) 아빠와 엄마가 모두 일하는 정회철 팀장의 가정에서 빠질 수 없는 분, 고마운 분이 바로 장모님이다. 정회철 팀장은 장모님을 통해 육아와 삶의 지혜를 얻고 있다.
장모님과 아이들 함께 상해 동방명주 거리에서 한컷
가정, 나의 직장생활의 원동력
저희 장모님이 말씀하시길, “퇴근하고 곤히 잠들어있을 아이들 귀에 속삭이면 자면서도 모두 들을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잠든 아이들에게 속삭이며 이마를 맞대고 기도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하나님, 저희 부부에게 이쁜 아이들 주셔서 감사해요. 저희가 하민이와 하윤이의 몸과 영혼이 모두 예쁜 아이로 키울 수 있도록 지혜를 주세요.”
아빠가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아빠 엄마를 꼭 닮은 하민, 하윤아!
“아빠와 엄마는 하민이와 하윤이 웃음 때문에 매일 매일이 행복해. 너희들이 우리에게 주는 행복은 셀 수 없이 많지만 아빠는 이런 너희들의 해맑은 웃음이 너무나 좋구나. 하민아, 하윤아~ 아빠는 너희들게 크게 바라는 것이 없단다. 너희들의 아빠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면서 귀한 달란트를 찾아주고 싶어. 너희들에게는 ‘더 많이 못 놀아줘서 미안’하다기 보다는 ‘함께 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크구나.. 앞으로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를 가져보자! 같이 축구를 한다거나, 테니스를 치거나 말이야. 우리 삼부자가 함께하면 정말 재미있겠지~?”
사랑과 행복이 흘러넘쳐 주변을 밝게 하는 정회철 팀장의 가정에 늘 밝고 유쾌한 웃음이 함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