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왜 그랬어?”가 말문을 닫게
만든다

판단보다 마음을 묻는 질문


“왜 그랬어?”

아이가 실수했을 때, 친구가 늦었을 때, 배우자가 무뚝뚝할 때,

우리는 본능처럼 이 말을 꺼낸다.


‘왜 그랬어?’ 이 한마디는 너무도 익숙하고 자연스럽다.

하지만 그 말이 상대의 말문을 닫게 만들고 있다면?

‘왜?’는 해명을 요구한다.

“왜?”로 시작하는 질문은 대부분 설명이나 해명을 요구하는 뉘앙스를 포함한다.


아이에게 “왜 게임만 하고 있니?”라고 묻는 순간,

아이는 자신이 잘못한 사람처럼 느끼고 방어적으로 반응한다.

‘왜’라는 질문은 종종 판단과 평가의 그림자를 동반한다.

아무리 차분한 목소리로 말해도, 듣는 입장에서는 압박처럼 들릴 수 있다.


003.png


심리학자 마셜 로젠버그는 그의 비폭력대화(NVC) 이론에서

“왜?” 질문이 자칫하면 상대에게 죄책감을 유발하거나 자기방어를 유도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가 무심코 던진 “왜?”는 대화를 시작하는 문이 아니라, 닫히게 만드는 벽이 될 수 있다.



‘무엇’과 ‘어떻게’는 마음을 묻는다




“왜 그렇게 말했어?” 대신 “그 상황에서 어떤 마음이었어?”
“왜 울고 있어?” 대신 “지금 어떤 기분이 드는 거야?”


이처럼 ‘왜’를 ‘무엇’이나 ‘어떻게’로 바꾸면,

상대는 방어 대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느낀다.


“왜 그랬어?” → “그때 무슨 생각이 들었어?”

“왜 안 했어?” → “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었을까?”

“왜 말 안 했어?” → “그때 말하기 어려웠던 마음이 있었니?”


질문이 바뀌면, 대화의 분위기도 달라진다.

상대는 말문을 닫지 않고, 스스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



아이와의 대화에서 있었던 일




얼마 전, 아이가 유리컵을 깨뜨렸다.

평소 같았으면 “왜 그렇게 던졌어?”라는 말이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은 다르게 접근해봤다.


“지금 놀라지 않았어? 혹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아이는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그냥 얼른 치우려고 하다가 놓쳤어. 미안해.”

그날 나는 내 반응이 ‘질문’인지 ‘추궁’인지에 따라

아이의 반응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감정을 묻는 질문은 아이에게 ‘괜찮아, 말해도 돼’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002.png



감정을 묻는 질문이 관계를 살린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가 ‘이해하려는 태도’로 질문할 때 마음을 연다.

판단이나 정답이 아니라, 감정과 의미에 귀 기울일 때 신뢰가 생긴다.


“그 상황에서 가장 속상했던 건 뭐였어?”
“네가 걱정했던 건 어떤 거였니?”
“가장 힘들게 느껴진 순간은 언제야?”


이런 질문들은 상대가 스스로의 감정을 바라보게 만든다.

감정을 바라보는 연습은 곧 자기이해와 회복의 시작이다.


005.png


말문을 여는 부모, 말문을 닫는 부모


부모가 “왜?”라고 물을 때, 아이는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른다.

거짓말하거나, 침묵하거나.


반면, “그때 어떤 마음이 들었어?”라고 물을 때, 아이는 감정을 돌아보고 말하게 된다.

처음엔 더디고 조심스럽지만,

그 과정이 쌓이면 아이는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아이’가 된다.


질문 하나가 아이의 감정 어휘를 늘리고, 자기 이해력을 키우고, 관계의 신뢰를 쌓아간다.


이것이 교육의 시작이고, 관계의 회복이다.


004.png




오늘의 질문


오늘 당신은 몇 번이나 ‘왜?’라고 물었나요?
그 질문은 상대에게 문을 열어주었나요, 아니면 닫았나요?

오늘은 이렇게 물어보세요.


“그때 네 마음은 어땠어?”

질문 하나 바꾸는 것만으로, 대화는 달라집니다.


수경.png



질문으로 생각을 열고, 대화로 성장을 설계하는 교육 퍼실리테이터 이수경

https://docs.google.com/forms/d/1bvhirj99MwmeKwJMuV_117675KaTGvSknLqoEKiLHC8/edit

질문은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고, 행동을 변화시킨다.
질문은 생각을 여는 열쇠이며, 방향을 잡는 나침반이며, 관계를 잇는 다리이며,

성장을 일으키는 불씨이다.



#감정질문 #비폭력대화 #부모교육 #아이와소통 #공감대화 #질문기술 #말보다질문

#왜질문 #관계회복 #자기이해

keyword
이전 04화4화. 당신의 질문은 열려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