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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엘 Jan 18. 2018

23_히말라야 트래킹에서 꼭 해야할 7가지

지극히 주관적인



히말라야 트래킹에서 꼭 해야할 7가지.

지극히 주관적인 리스트입니다. 하산 길에 정리한 요점들을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 남깁니다. 



1. 일정을 여유있게 잡고 천천히 오를 것


1) 네팔은 교통이 어찌 될지 모른다.

산사태가 나기도 하고, 파업으로 길이 막히기도 하고, 날씨 때문에 비행기가 자주 끊기기도 한다. 한국보다 훨씬 변수가 많다. 일정을 계획보다 2일정도 더 잡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귀국비행기를 놓칠까봐 산에서 발을 둥둥 구르는 일처럼 괴로운 일이 있을까...

번더(파업)로 인해 교통이 통제된 도로


2) 고산병을 줄인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히말라야 트래킹을 하며 빠른 시간에 일정을 소화한 것을 자랑한다. 고산등반가가 아닌 다음에야 빠르게 트래킹을 다녀온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은 것 같다. 천천히 고소에 적응하는 것이 무리없이 트래킹을 소화하는데도 좋다. 빠르게 오르면 그만큼 고소에 적응할 시간이 줄어들어 해발 2500미터 이상에 구급헬기 부를 확률만 높인다. 천천히 오르고 천천히 몸을 고소에 적응 시킨다.


3) 풍경을 즐겨라

새벽 동이 트기도 전에 출발해 해 질때까지 열심히 걷고 빠르게 가면 남는건 최단시간이란 기록뿐일지도 모른다. 주로 서양에서 온 트래커들 얘기이지만 그들은 아침 식사 천천히 즐기고 10시쯤 출발해 오후 3시 정도면 다음 숙소에 짐을 푼다. 그리고는 롯지 앞마당에 앉아 햇살을 받으며 일광욕을 하고 설산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거나 밀크티와 함께 독서를 한다. 산을 오르는 것만이 산을 즐기는 방법은 아닌 것 같다. 풍경 속에 고요히 가만히 있어보는 것도 정말 멋진 일이다. 사실 우리는 한국에선 이런 식으로 산을 즐겨본 경험이 적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설산 아래에서 두드 찌야(밀크티) 한 잔은 정말 꿀맛이다.


2. 네팔음식을 꼭 먹어볼 것

트래킹 중에 롯지에 들르면 신기한 메뉴를 만나게 된다. 신라면, 백숙, 소주 같은 한국 메뉴들. 머나먼 네팔에서도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한국음식을 찾았길래 메뉴가 생겨났을까... 


고산 지대에 오랫동안 살아온 그들의 음식에는 고소와 힘든 오르막, 혹독한 기후를 이겨낼 에너지를 공급하는 노하우가 있다. 물론 우리 입맛에 맞지 않을지 모르지만... 한번 맛을 들이면 이것만큼 맛있는 것도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의 경제를 위해 밥을 사먹자. 롯지 방 값은 거의 공짜에 가깝다. 밥장사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네팔의 주식 달밧. 의외로 한국 사람 입맛에 잘 맞으니 시도는 꼭 해볼것.

3. 다른 나라 트래커나 포터들과 친구가 되어 볼 것

설산, 멋진 길, 맑은 공기와 롯지의 아늑한 분위기, 따뜻한 난로 앞에서 하루의 여정을 정리하며 옆에 있는 외국인 트래커나 포터들과 인사를 나눠보라. 금방 친구가 된다. 언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히말에 함께 온 전우애가 가득할 것이다. 간단한 몇 마디로도 금방 친근감이 느껴진다. 같이 기념사진도 찍고 이메일 주소를 교환하거나 SNS 친구가 되어보자. 트래킹에서 돌아와 이메일이나 SNS로 추억을 공유하면 먼 이국에도 친구가 생긴다. 색다른 즐거움이다. 

랑탕에서 폭설로 함께 꼬박 하루를 보낸 영국 친구들 + 포터들과 함께


4. 마음으로 사진으로 영상으로, 그리고 일기나 메모로 자신의 여정을 기록해 볼 것

히말라야 트래킹. 한국에서 가려면 큰 맘 먹고 가야 한다. 일생에 몇 번 없을 큰 경험이다. 비용도 수백만원이 든다. 남는 건 사진이라고 했던가... 맞는 말이다.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사진, 비디오로 여정을 기록하자. 롯지에서는 저녁을 먹은 후 차를 마시며 조용히 메모로 감회를 남겨도 멋진 추억이 될 거다. 물론 마음으로 담는 일도 잊지 말고

뭔가 보이지 않아도 마음의 눈으로 담아보자


5. 간단한 네팔어를 공부할 것

트래킹 중에 네팔인들과 인사를 나누거나 물건 가격을 물어볼 간단한 네팔어는 공부해 보자. (조만간 트래킹에 필요한 간단한 네팔어를 포스팅해야 겠다). 상상해보자. 지리산 종주를 갔는데 외국인을 만났다. 그런데 갑자기 그 외국인이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날씨가 너무 좋네요. 장터목까진 얼마나 걸리나요?" 라고 묻는다. ㅎㅎ 이런 기특한 친구를 봤나? 배낭을 열고 초코바 하나라도 더 챙겨줄 것이다. 네팔에서도 마찬가지다. 웃으며 나마스테를 날려보자.


6. 현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볼 것

트래킹을 며칠씩 하다보면 내 몸 하나 귀찮아지고 컨디션이 떨어지면 이래저래 짜증도 날 수 있다. 그러다보면 네팔이란 나라의 부족한 환경과 사람들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고 불평 불만이 생겨난다. 


조금만 더 넓은 마음으로 바라보자. 우리 나라라고 좋은 사람, 좋은 모습만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들이 그런 환경에서 그렇게 살아가는 이유와 스토리를 알아간다면 우리의 시선이 더 따뜻해 질것이다.

있는 그대로... 스쿨버스


7. 가볍게 갈 것

히말라야라는 이름이 많은 준비를 부른다. 살아돌아오기 위해 엄청난 것들이 필요한 기분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준비와 장비는 나를 힘들게 할 뿐이다. 최소한으로 필수적인 장비들만 챙기자. 가벼움이 나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1-2월 극동계를 제외한 트래킹은 무거움에 한몫하는 극동계 우모복, 극동계 침낭이 필요없다. 대부분 롯지에서 자고 먹고 지내기 때문에 미드 레이어 수준의 패딩(흔히 말하는 내피용), 3계절 침낭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오를 수 있다. 그리고 만약 기후 변화로 인해 장비가 추가로 필요하다면 트래킹 전에 카트만두나 포카라, 남체 같은 트래킹 주요 도시에서 구입할 수 있다. 정말 긴급한 상황이라면 트래킹 중에 롯지에서 빌릴 수도 있다. 침낭이나 게이터, 아이젠(크램폰) 같은 장비는 큰 롯지에서 여권사본과 Deposit을 걸면 빌려준다. 


가볍게 멀리 가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래킹 처음부터 읽기

https://brunch.co.kr/@lsme007/12


*네팔이야기 처음부터 읽기

https://brunch.co.kr/@lsme0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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