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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무 Sep 23. 2023

가을이

차창밖 치악산엔

가을이 치맛자락을 산기슭까지 덮어 내리고

정류장에 서 있는 긴 코트 사내는

주머니 깊이 손을  두었네


줄지은 노란 옷 이들 손엔

낙엽과 솔방울을 줄줄이 꿰인

가을이 낚였고

선생님 목소리는 파란 하늘을 따라 올라만 간다.


길 따라 심긴 화살나뭇잎은

단풍나무에 달린 가을을 달아 내렸고

은행나무는 바닥에 노란 카펫을 깔았


가을바람에 낙엽 떨어지듯

나뭇가지 내려앉은 산 새 한 마리

집 가는 발걸음을 잠시 잡아 두네





22년 10월에 쓰고 23년 9월에 다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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