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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무 Oct 19. 2020

고추잠자리

 어린아이들을 둔 젊은 가정들과 광릉 수목원 나들이를 갔다. 물론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염두에 두고 말이다. 평소 께 지내던 한 가정이 한강 너머로 이사를 가게 되어서.


 가을이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아침엔 쌀쌀했지만, 해가 뜨며 아이들은 수목과 어우러져 연신 뛰어다닌다.


 여기저기 잠자리들과 메뚜기들과 금세 친구가 되었다. 갈색 메뚜기가 대부분인데 그중 더러는 연녹색 빛을 는 것도 있고, 메뚜기마다 색이 다른 것에 아이들은 신기해하며 메뚜기 잡기에 열중이었다.


잠자리도 다양해서 된장잠자리, 고추잠자리, 잠자리.  . ..  가을 공기를 가로지르며 날아다닌다.

 그러다가 먼저 본 고추잠자리 보다 더 붉은 색의 잠자리를 발견한 일곱 살짜리 찬이가 소리쳤다. "엄마, 이 고추잠자리는 빨갛게 익었어요!"


 이 소리에 모두들 까르르 웃어 댔다. 아이 관점의 놀라운 이 표현을 듣고 말이다.


 참 재미있는 표현이라 생각되어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함께 서툰 영어로 번역해 올려 보았다. 인스타에서 서로 팔로잉하는 외국의 어떤 친구가  너무 예뻐서 못 먹겠다고 익살을 떤다.


 이렇게 올 가을은 빨갛게 익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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