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은 그녀의 생일이다. 8년이 되었다. 시간은 하루하루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나는 나이를 먹고 있는데 친구는 35살에 멈추었다.
가끔 과거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고 싶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중학교 때로 돌아가고 싶다.
아직은 세상 때가 덜 묻었던 시절이고 사랑하는 친구들도 평범한 중학생이었던 그 시절이 참 좋았다.
학교 앞 떡볶이를 사 먹는 게 즐거움이었고 매일 만나는 친구들이 반갑고 학교는 지루했지만 밥벌이의 어려움은 모르던 시절이다.
아직은 꿈 많던 중학생이었던 우리는 함께 선생님들 욕을 하고 쉬는 시간마다 운동장에서 뛰어놀기도 하고 복도에서 게임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돌싱이 된 친구도 있고 다들 사느라 바빠서 연락이 안 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학교 다닐 때는 매일매일 만났는데 고1 때 전학을 가면서 중학교 친구들과는 몇 명을 제외하고는 연락이 끊겼다.
중학교 때는 친구들을 한참 좋아할 나이라서 매일매일 만나고 좋아하는 친구에게 편지도 쓰고 교환일기도 썼다.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랑 좋은 글귀도 적어주기도 했다.
그렇게 튀는 학생은 아니었지만 광복절이 생일인 그녀와 나는 성은 달랐지만 이름이 같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좀 더 마음이 갔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3월과 그녀의 생일이 있는 8월이면 그녀 생각이 더 많이 난다. 보고 싶기도 하고 긍금하기도 하다.
그녀는 나를 자살 생존자로 남겨둔 채 떠나가버렸다.
시간이 지나도 그녀가 왜 그렇게 고통스럽게 세상을 떠나야 했는지 무엇이 그녀가 더 이상 세상을 살아가지 못하게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한편으론 그녀에게 그래도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서운하고 속상하다.
지금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그녀의 자살은 지금도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 중의 하나이다. 누구나 살다 보면 고통스러운 사건들이 생길 텐데 그녀가 스스로 세상을 떠난 일은 잊을 수 없는 최악의 사건이다.
사람이 정말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로 세상을 등질 수도 있단 말인가? 다른 이유가 있는데 친구들에게 숨겼던 건 아닐까? 별별 생각이 꼬리에 물면서 괴로웠던 날들이 1년 정도 흐르고 난 후에도 3월과 8월이면 어김없이 그녀가 떠오른다.
글씨가 참 예뻤던 그녀...
미소가 참 예뻤던 그녀...
편지를 참 잘 썼던 그녀...
내가 참 아끼고 사랑했던 그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마지막 뒷모습에 가슴이 무너진다.
힘내고 또 보자고 하면서 웃으며 인사했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
더 자주 만날 걸... 한번 더 연락할 걸...
뭐가 그리 살기 바빠서 연락하지 못했을까...
보고 싶다. 친구야...
부디 편안히 쉬고 나중에 만나자.
그래도 네가 있어서 나의 중학교 시절은 한없이 빛나고
행복했다. 비록 마지막 가는 길에 외롭고 슬펐겠지만
부디 세상 고통 다 잊고 편히 쉬고 있기를...
생일 축하해.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