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5 재수 3개월차 - 재수정규반 시작

재수생 엄마 일기

by 새나

딸이 “재수할래.”라고 말하고 재수학원에 1월 2일부터 다녔으니 이제 재수 3개월 차가 되었다.

그사이 정시에 지원했다가 추합까지 기다리다가 재수 열차에 올라탄 아이들이 재수정규반으로 합류했다. 2/20부터 재수정규반으로 합류한 아이들에게 우리 딸은 재수학원 선배였다. 재수학원 선택의 기로에 선 아이들이 우리 딸에게 네가 다니는 학원은 어떠냐고 조언을 구했으니 말이다. ​


막상 합류하면 큰 차이가 없지만 뭐든 결정 내리기 전엔 고민이 많다. 아직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시 후에 정시는 지원하지 않고 바로 재수를 시작한 우리 딸에겐 미지의 세계였던 재수가 이미 일상이 되어 있는 2/20에 재수를 시작한 아이들은 우리 딸이 겪었던 재수 결심의 문을 열고 이제 함께 공부하고 있다. ​


전엔 혼자 학원 문을 나서던 아이가 고등학교에서 인사는 하고 지내던 친구와 함께 나온다. 그래도 서로 챙겨주고 인사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알게 모르게 의지가 되는 거 같다. 학원에서 같은 반은 아니지만 같은 길을 걷는 동지가 생긴 기분이 드는 거 같다. 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으면 그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것이겠지.

20살의 시작을 재수학원과 함께 연 우리 딸이 보기만 해도 안쓰럽고 짠했던 마음은 많이 수그러들고 이젠 재수의 밝은 면을 보고 있다. 한참 대학 교정을 거닐면서 꽃피는 봄에 꿈을 향해 걸어갈 거라고 기대했지만, 잠시 그 시작이 늦어졌을 뿐이고 소중한 기회를 한번 더 얻은 것이 재수의 의미로 남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한번 더 도전하는 이 기간이 힘들고 외로울 수 있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금 더 성숙하고 인생에 진지해지지 않을까?


어렵고 어두운 시간이 될 수도 있지만 재수라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수학이 많이 어렵다고 답답해하지만 매일 1mm씩 나아가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저 그 걸음을 멈추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겠지. 아이는 오늘에 집중하고 오늘 걸어갈 길만을 생각하고 있다. ​


내년 이맘때는 잠시 미뤄둔 고3의 후회도 속시원히 털어놓고 생각보다 힘들었던 재수 시절 이야기도 추억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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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엔 아침 7시 30분에 아이가 학원에 입실했다는 문자를 받고 밤 9시 50분쯤 퇴실했다는 문자가 온다. 이렇게 250번쯤 문자를 받고 나면 수능은 끝나고 정시 지원을 하는 날이 올 것이다.


3월 모의고사로 현재 실력을 진단하고 6월 모의고사와 9월 모의고사를 향해 정진하게 될 것이다. 시간이 참 빨리 간다.

그만큼 하루하루가 절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시절인지 지나 봐야 알 수 있다. 우리 딸은 이미 그때도 10대에 머무르고 싶긴 했다고 한다. 10대엔 꿈만 꾸고 현실은 살짝 거리가 있어서 좋았던 것이다.


나도 그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그랬듯이 우리 아이들도 무럭무럭 자라서 각자의 집을 이고 달팽이처럼 하루하루 살아가게 될 것이다. 단지 그 하루하루가 괴롭고 힘든 고통의 나날이 되기보다는 삶을 나눌 이들이 함께라서 살만하다고 느끼는 날들이 되길 바란다.


그 무엇보다 지금 바로 오늘이 참 빛나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 아이 마음속에 반짝이는 보석이 더 갈고 닦이는 날들로 소중하게 기억되길 바란다.



모든 재수생들과 수험생들의 오늘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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