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곳이다. 그곳은 이미 지나가 버렸고, 손에 닿지 않는 거리에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그곳에 머물고, 마치 그것이 현재와 분리될 수 없는 실체인 양 과거를 붙잡으려 한다. 과거를 바꾸려는 것은 흔히 말하는 ‘물리학적 불가능성’일 뿐 아니라, 본질적으로 그럴 필요조차 없는 일이다. 우리는 왜 그렇게 과거에 매달리며, 그것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갉아먹는지 쉽게 잊곤 한다.
사람들은 과거와 현재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믿는다. 우리의 과거가 우리의 현재를 형성했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 인과관계의 법칙은 분명 우리 삶의 많은 부분에서 작용한다. 선택의 결과가 우리가 맞닥뜨리는 현실을 만든다는 생각은 우리의 행동에 책임감을 부여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동기를 제공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는 간과하기 쉬운 진실을 놓치고 있다. 과거와 현재는 분명한 연결 고리가 있다고 믿지만, 사실 두 시점은 각각 독립적인 사건들이다.
과거는 우리에게 교훈을 줄 수 있다. 실수로부터 배울 수도 있고, 아름다운 추억은 우리를 위로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현재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사건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과거는 단지 그 당시의 조건과 상황에서 일어난 사건일 뿐, 현재의 상황과는 전혀 다른 맥락에 존재한다. 우리는 자주, ‘만약 그때 그렇게 했더라면’ 혹은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이라고 생각하며, 과거가 현재의 고통이나 불행의 원인이라 믿곤 한다. 그러나 과거는 그 자체로 완결된 하나의 사건일 뿐, 그 사건의 의미를 우리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현재의 영향을 받을지 아닐지가 결정된다.
이렇듯 과거는 그저 우리가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현재와의 연결성을 부여받을 뿐이다. 만약 과거를 집착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우리는 스스로 과거에 갇히게 된다. 이는 마치 낡은 책의 한 페이지를 끊임없이 반복해서 읽는 것과 같다. 책은 이미 끝났고, 새로운 이야기를 쓸 시간은 지금이지만, 우리는 과거의 장면만을 반복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과거를 현재의 경험과 분리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우리의 해석에 따라 영향을 받을 뿐, 본질적으로는 현재와는 무관한 독립적인 시간 속에 존재한다.
진정한 삶은 현재에 존재한다. 과거의 선택과 사건이 우리를 오늘 이곳에 데려왔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여전히 매 순간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존재다. 과거는 우리가 돌이킬 수 없는 것이고, 과거에 했던 실수나 후회가 오늘의 나를 정의할 수는 없다. 우리가 과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단지 우리가 과거에 주는 의미 때문이지, 과거 자체 때문이 아니다. 과거는 그저 기억 속에 있는 한 장면일 뿐이다.
삶을 진정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과거에 머무르지 말고, 그 기억 속의 짐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현재의 나와 마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더 이상 그때의 우리가 아니고, 그때의 선택이 현재의 선택을 가로막을 이유도 없다. 과거는 그 자체로 존재하게 두고, 현재를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를 얻는 길이다. 과거와 현재가 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며, 우리는 언제나 과거와 분리된 독립적인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 그것이 진정한 삶이다. 과거가 우리의 삶을 규정짓도록 두지 말고,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앞으로 나아가라. 과거는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 있는 경험이었을 수 있지만, 그것이 더 이상 우리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스스로 해방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