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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아닌 귀로 보이는 것들

10% - 구름산

by 샤샤
bgm. BIRDS OF A FEATHER by Billie Eilish


아직 10% 밖ㅇ..가 아니라 벌써 10%나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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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언니가 새 이름 알려줬는데.. 기억나지 않아

날이 좋으니 산에 이끌려 다닌다. 실제 등산을 다니는 속도를 연재 속도가 따라가기 위해서는 바삐 글을 찍어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쫓기는 듯한 기분을 그 누가 좋아하겠냐만은 관성이 붙어있는 상태는 만족스럽다. 뿌듯하고 좋은 기분이다. 다만 점점 등산의 기록이 글보다는 사진 위주인 블로그 게시물처럼 변질되고 있는 것 같다는 걱정을 했는데, 등산의 빈도가 잦은 요즘은 좋은 날씨 덕분에 사실 큰 고민거리도 없다. 그저 풀과 나무가 좋을 뿐이라 굳이 짜내서 첨언할 필요도 없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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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위님이 한라산은 저런 계단이 2시간 내내 있다고 그랬다

오늘의 구름산 등산은 원래 계획대로라면 공군 대위 2명, 중위(진) 1명, 소위 1명, 그리고 군가족 민간인 1명 총 5명이서 가기로 계획되어 있었는데, 아침에 살짝 쌀쌀한 날씨 탓인지, 08시 집합에 게으름이 발동했는지 우리 갓소위님은 잠수 타셨고, 대위 한 명은 대기를 핑계로 등장하지 않았다. 이름도 구름산인데! 공군인 2명이 못 오게 되어 아쉬웠지만, 남은 인원들끼리 몸 풀고 신나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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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멤버 중 유일한 민간인이었던 혜진언니는 연세대학교 성악과 재학 중인데, 언니가 1학년때부터 학교에서 하는 공연도 갔었고, 언니를 보러 신촌에 종종 놀러 갔을 정도로 내가 많이 의지하는 언니이자 친구이다. 또 언니를 통해 예체능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대해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신선한 이야기들을 많이 듣기도 했다.

언니와 함께 등산을 한 것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성악과답게 "소리"에 집중하는 언니를 따라 맑고 또렷하게 들리는 새들의 소리에 집중했다. 나 또한 에어팟을 끼고 하는 등산보다는 산의 고요함이 익숙하다. 오늘은 그 고요의 어디엔가 항상 있었던 새소리에 귀 기울여보았다. 언니는 신나게 새들을 보며 처음 들어보는 새 이름을 쫑알댔고, 새가 우는 시간대마다 소리가 다르다는 이야기도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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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싸준 깜찍한 별모양 과일꽂이

구름산의 다른 산의 정상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정상이었고, 산의 이름에 걸맞게도 약간 구름이 내려와 있는 날씨였다. 200미터 남짓 낮은 산이었으니 금방 정상에 올랐고, 정상에서는 엄마가 싸준 달달한 과일을 먹었다. 혼자 도시락을 챙기면 포크 챙기는 것을 까먹고 흙 묻은 손으로 터프하게 먹었었는데, 역시 엄마가 아침 일찍 싸주는 과일이 최고다!

KakaoTalk_Photo_2025-05-25-11-22-06 012.jpeg 하산길

전날 비가 와서 살짝 쌀쌀하면서도 젖어있는 등산길이었는데, 계단이나 등산로가 전반적으로 잘 관리되어 있다고 느꼈다. 아마 올라오고 내려가는 길이 수월했어서 더 새들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나 보다. 어쩌면 새소리 말고도 바람소리, 나뭇잎이 부딪히는 소리처럼 등산의 브금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을 텐데, 남은 등산에서는 아주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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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장..?

구름산 이름이 귀여워서 공군인들과 오게 된 오랜만의 서울에서의 등산. 다음에는 이번에 오지 못한 대위님, 소위와 함께 더 힘든 등산을 가보도록 하겠다! 내 진급기념, 대위님 장기 복무 선발 기념으로 가면 의미가 알맞다. 장기복무 기념이라는 상징성을 띄기 위해서는 꽤나 험하고 높은 산을 올라야 할 터인데...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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