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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여자 사람으로 사는 일

매일 매일 소소하게 겪는 빈정거림에 대한 속풀이

by 영롱

사람들이 자신들의 빈곤한 대화 소재를 피하려고 만만한 싱글 여성들의 혼처와 임신을 마치 위해주는 척하며 떠든다. 쏘아붙일까 싶다가도 결혼 못해 성질도 저렇다는 소리들을까 싶어 그만하라고 빙 둘러 말하며 웃는다. 웃으며, 미소를 띄며 속으로는 제발 그만하라고 욕한다, 도대체 결혼도 하고 자녀도 있는 당신은 왜 그리 모진건지 묻고 싶은 걸 꼭 참으면서,


나는 그다지 만만해 보이는 성격이 아닌데도, 이런 일이 하루에도 수번이니, 자기들 눈에 좀 더 참아줄거라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시시건건 빈정될터이다.


문득 아주 미친여자가 되어볼까 싶을때도 있다, 다시는 어디가서 자기들의 빈궁한 소재로 옆에 서 있는 혼자인 여자 사람을 입에 올리지 못하게,


그럼에도 이들은 누군가의 아빠고, 엄마고, 남편이고 아내라서, 전의를 잃게 된다,


지구를 떠나야 해결될 일인건가,


사는 일이란게 원래 곤궁한거라, 나는 또 미친여자 되는 것을 늘 차일피일 미루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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