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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an 28. 2023

일상의 논어 <안연顔淵22>-애인 지인 愛人 知人


樊遲問仁 子曰 愛人 問知 子曰 知人 樊遲未達 子曰 擧直錯諸枉 能使枉者直 

樊遲退 見子夏曰 鄕也吾見於夫子而問知 子曰 擧直錯諸枉 能使枉者直 何謂也 子夏曰 富哉言乎 舜有天下 選於衆擧皐陶 不仁者遠矣 湯有天下 選於衆擧伊尹 不仁者遠矣

번지문인 자왈애인 문지 자왈지인 번지미달 자왈 거직조저왕 능사왕자직 

번지퇴 견자하왈 향야 오견어부자이문지 자왈 거직조저왕 능사왕자직 하위야 자하왈 부재언호 순유천하 선어중거고요 불인자원의 탕유천하 선어중거이윤 불인자원의 


-번지가 인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했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앎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했다.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보는 것이다." 번지가 이해하지 못하자 공자가 말했다. "곧은 사람을 등용하여 굽은 자 위에 두면 굽은 자를 곧게 만들 수 있다."

번지가 물러나오다 자하를 보고 말했다. "막 스승님을 뵙고 앎에 대해 여쭈었더니 스승님께서 "곧은 사람을 등용하여 굽은 자 위에 두면 굽은 자를 곧게 만들 수 있다"고 하셨는데 무슨 뜻인가?" 자하가 말했다. "모자람 없이 꽉 찬 말씀이로군. 순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때 여러 사람들 중에서 골라 고요를 등용하시니 불인한 자들이 멀어졌다네. 탕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때 여러 사람들 중에서 골라 이윤을 발탁하시니 불인한 자들이 멀리 떠나갔다네."     



'거직조저왕擧直錯諸枉'은 <위정> 편 19장에 등장했던 표현입니다. 


'哀公問曰 何爲則民服 孔子對曰 擧直錯諸枉 則民服 擧枉錯諸直 則民不服

애공문왈 하위즉민복 공자대왈 거직조저왕 즉민복 거왕조저직 즉민불복

-애공이 물었다. "어떻게 하면 백성이 따릅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곧은 사람을 등용하여 굽은 자 위에 두면 백성이 따르고, 굽은 자를 기용하여 곧은 사람 위에 놓으면 백성이 따르지 않습니다."'


번지의 인仁과 지知에 대한 질문에 공자는 간단하게 '애인愛人'과 '지인知人'이라고 정의해 줍니다. 리더 혼자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지요. 따라서 리더의 철학과 능력은 실력 있고 어진 인재의 등용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됩니다. 리더가 어떤 사람들을 중용하느냐에 따라 그의 의도는 뻔히 드러나는 법이지요. 즉, 국민에 대한 애정이 지극한 사람들을 뽑아 일하게 한다면 리더는 국민을 위한 바른 정치를 하겠다는 신념이 투철한 것입니다.


지금처럼 자신과 가까운 검찰 출신들을 정부 요직에 두루 배치하는 것은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의도일 뿐입니다.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리도 없고 국민들의 삶이 개선될 리도 만무하지요. 굽은 자들로 하여금 곧은 자들을 탄압하게 하니 리더의 주위엔 온통 굽신거리며 아부하는 자들로 득실거릴 따름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애인'할 리 없지요.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도 읽지 못하는 선장이 지휘하는 배는 결국 암초에 부딪혀 좌초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이 나라가 처한 단기적 운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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