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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May 19. 2023

일상의 논어 <위령공衛靈公26>-난대모亂大謀

子曰 巧言亂德 小不忍則亂大謀

자왈 교언란덕 소불인즉난대모


-공자가 말했다. "교묘한 말은 덕을 어지럽힌다. 작은 것을 참지 못하면 큰 계략을 그르친다."



'교언'은 공자가 가장 싫어한 것 중의 하나였습니다. 교묘한 의도를 품고 그럴듯하게 말을 꾸미는 것은 선한 사람들의 행동과 거리가 멀지요. 


아무리 원대한 계획과 치밀한 전략을 수립했어도 자신의 사적 감정을 이기지 못하거나 상대의 도발에 흔들리면 대사를 망치는 법입니다. 


형주 땅을 잃고 불리한 상황에 처했음에도 유비는 제갈량과 조자룡의 충언마저 무시하고 관우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감행하고 말지요. 결과적으로 이릉대전에서 굴욕적인 참패를 당한 후 촉나라의 국력을 크게 약화시키고 맙니다. 다른 이도 아닌 관우의 죽음 앞에서 불같이 일어난 그의 분노야 인간적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요. 그러나 한 나라의 군주가 취할 행동은 아니었습니다. 그야말로 작은 것이었지요. 복수의 때가 아님을 알고 기다렸어야 하는 것이지요. 


우리 역시 일상에서 작은 모욕을 견디지 못하고 일과 관계를 그르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난과 시련 속에서 그릇을 키우지 못하면 고난과 시련이 다 무소용이겠지요. 하찮은 인간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결국 나를 위해 인내해야 하는 것입니다. 인내 없이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때로는 인내야말로 가장 위대한 노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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